박근혜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은 8일 국회의장실에서 13분간 만났다.

박 대통령은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 등과 이날 오전 10시27분께 국회 본청에 도착했다. 곧바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윤근 국회사무총장의 안내를 받아 국회의장 접견실로 이동해 10시30분께 회담을 시작해 10시43분 마쳤다.

장외에선 야당 의원들과 보좌진이 피켓시위를 벌였다. 박 대통령이 국회 본청에 입장하자 기다리고 있던 야당 의원들과 보좌진은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 떼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박 대통령은 웃는 모습으로 이들 사이를 지나 회담장으로 향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국회 방문은 7일 저녁 청와대와 국회의장실 간 조율을 거쳐 전격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실장이 7일 여야 지도부를 만나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담을 요청했으나 야당이 김병준 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 및 국회 추천 총리 수용을 요구하며 회담을 거부하자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추진키로 했다. 한 실장은 7일 낮 정 의장을 예방한 뒤 저녁에 전화를 걸어 “박 대통령이 내일 국회를 가겠다고 한다”며 정 의장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정 의장이 “야당 대표들과 먼저 얘기하는 것이 좋겠다”며 여야대표 회담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한 실장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 의사를 굽히지 않아 결국 정 의장이 이를 수용했다고 정 의장 측은 전했다.

한 실장이 정 의장 측에 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 의사를 밝힌 뒤 청와대에서는 내부 회의가 긴박하게 이뤄졌다. 정무·홍보 라인 등 청와대 주요 참모들은 밤늦게까지 정 의장과의 면담에서 내놓을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