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 "대통령, 국회 올 수도…영수회담서 총리 문제도 논의"
"김병준 지명절차 문제 인정…지명철회 여부까지도 회담서 논의"
"의제 구애됨이 없이 논의…내일이나 모레 회담했으면"
"대통령 건강 좋다고 얘기 못 해…상당히 침울한 상태"
'대통령 국정조언 비선있나' 질문엔 "제가 알기론 또 없어"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은 7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제안한 여야 3당 대표와의 회담과 관련해 "여야의 영수들이, 대표들이 한 자리에서 회담할 수 있는 (자리에), 대통령께서 국회에 오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비서실장은 이날 여의도 새누리당사로 이정현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 어려운 때에 여야가 대화하는 장을 만들어주십사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전쟁 중에도 회담하는데, 이 어려운 난국에서는 역시 국회가 중요한 것"이라며 "국민의 대표가 모이신 국회에서 조금 풀어주십사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김병준 총리 인준 문제도 영수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 아니냐. 인정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절차 문제를 인정하고 모든 문제는 영수회담에서 의제에 구애됨 없이 이 난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여야 각 정당의 대표자가 모이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의 개최 시점에 대해 "내일이나 모레"라고 희망했다.

그는 또 김 총리 내정자의 지명철회 여부에 대해서도 "그 문제까지 영수회담에서 하자는 얘기"라며 의제로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대통령 건강은 사실 좋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고, 상당히 침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야당 대표가 영수회담에 당장 내일이라도, 모레라도 좀 응해주셨으면 한다"면서 "이 시점에서 (회담 수용은) 국정 정치의 파트너인 여당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존심 상하고 환장할 일이지만 처지가 그렇게 되다 보니까 이렇게 야당에 요청한다"면서 "영수회담에 빨리 응해서 야당이 요구하는 거국내각과 책임총리 문제 등을 대통령과 직접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비서실장은 이어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방문해 "현 시국에 대한 인식, 현 시점의 민심 동향, 급박한 상황 등에 대한 박 비대위원장의 인식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내일이라도 영수회담이 가능하다.

김 총리 내정자 임명 관련 인준절차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손금주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박 비대위원장은 김 내정자 지명철회와 박 대통령의 탈당이 전제되지 않으면 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한 비서실장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도 차례로 찾아 사태 수습에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정 의장 면담 직후 취재진에게 "의장님께 국회에서도 여야 영수회담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며 "의장님도 노력해주시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심 대표와 만나서는 "지금 비서실장 말고 대통령의 국정을 조언해주는 비선이 있나"라는 질문에 "비선이라고 하는 건 난 이해가 안가는데, 제가 알기로는 또 없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민의가 모이는 곳이 국회"라면서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대화하는 모습, 이것이 국민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일이라고 본다.

여야간 모든 일들을 토론하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마저 (마련) 되지 않는다면 국민의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이에 "야 3당은 총리 인선을 대화거부·민심수용 거부로 받아들인다"면서 "지금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하는데도 대통령의 입장이 명확하게 전제될 때 실효성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라고 반박했다.

당의 공식 서한인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의견서'도 한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

한 비서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만날 계획이었으나 김 내정자 지명철회와 박 대통령이 국회 추천 총리에게 전권을 맡기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지 않을 경우 만날 필요가 없다는 민주당 지도부 입장에 따라 성사되지 않았다.

그는 심 대표와의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쪽에서는 아직 만나기를 거부하고 있으니까, 계속 접촉을 하겠다"면서 "모든 것을 대화로서 풀어나가는 전통의 모습을 보여줄 때 국민이 안심하고 희망을 가지는 것이다.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들은 여야의 대화 속에서 해소를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홍지인 현혜란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