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지지율 26% '취임 후 최저'…고민 커지는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와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4일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발표한 주간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26%였다. 지난주(29%)보다 3%포인트 떨어졌고, 2013년 2월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4월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30% 초반대에 머무르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9월 둘째주(33%)부터 4주 연속 하락했다. 갤럽은 미르·K스포츠재단, 우병우 민정수석 등과 관련한 의혹에 대한 야당의 파상 공세와 농민 백남기 씨 사망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청와대는 지지율 급락에 대해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지지율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국정과제 대응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의 자세”라고 밝혔다. 이런 반응에는 수시로 변화하는 지지율보다는 경제·안보의 이중 위기 국면에서 민생·안보 문제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는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청와대의 한 참모가 지지율 하락세를 보고하자, 박 대통령은 “지지율에 연연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대한 야당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고 국정감사가 끝나면 지지율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른바 ‘30% 콘크리트 지지율’이 붕괴되면서 국정운영 동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소야대 속에 법안과 예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지지는 필수적이다. 한 참모는 “북핵 문제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은데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지지율 반전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는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야권이 제기하는 각종 의혹에 직접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우 수석의 거취를 정리하는 등 국정 기조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갤럽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7%로 5개월 연속 선두를 지켰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8%),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9%), 박원순 서울시장(6%), 이재명 성남시장(5%),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이상 4%) 등이 뒤를 따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