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 거부' 부담감에 신중론, 지도부 상대 '국감복귀' 압박
김영우 "국방위 국감 진행 방침에 변함 없다"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에 따른 정기국회 파행 사태가 2일 일주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비주류 의원들은 일단 당론을 따르되 지도부에 조속한 국감 복귀를 거듭 촉구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비주류 긴급회동'에서 국감 보이콧이 적절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나 당론을 거스를 경우 상황이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파행이 장기화할 경우 개별적으로 복귀를 선언하는 의원이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당내 균열이 심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단 국감 보이콧 당론을 따르겠지만 국회 대치가 이런 식으로 장기화해서 국민에게 더이상 실망을 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면서 "당 지도부가 정상화를 위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회가 품위를 지키고 국민 신뢰를 얻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당내 주류측 일각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인신상 문제 등까지 이번 사태와 연결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적 견해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유승민 의원도 통화에서 "당이 어떻게 방침을 정하는지 지켜보면서 이번주부터는 국감에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면서 "정 의장도 국회의 큰 어른답게 유감 표명이나 재발 방지 약속 등을 통해 사태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도 "당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일단 당론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그렇지만 마냥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되고, 지도부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나경원 의원 등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정 의장과 잇따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절충점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의의 향배가 주목된다.

당 관계자는 "나 의원 등이 정 의장에게 연일 전화를 걸어 '단식 중인 이정현 대표를 위로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유감 표명을 함으로써 돌파구를 찾아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양측의 감정이 많이 상한 상태에서 여의치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국감 보이콧' 당론에 따르지 않고 국방위원회 국감을 진행하고 있는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이번주에도 계속 국감을 주재한다는 계획이다.

국방위는 애초 오는 4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연휴기간 여야간 국회 정상화에 합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취소하는 대신 국방부 국감 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위 관계자는 "오는 4일 국감 일정은 현재 없는 상태"라면서 "국회 정상화가 무산될 경우에 대해선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