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최경환 전 부총리 '이웃사촌'…새누리 중진 7층·더민주 지도부 4층 포진
20대 국회 개원(5월30일)을 앞두고 의원회관 방 배정이 마무리됐다. 지상 10층, 지하 5층 규모의 의원회관은 구관과 2013년 완공된 신관을 연결해 ‘ㄷ’자 형태로 돼 있다. 가장 인기가 있는 방은 국회 광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구관 6~8층으로 여야 핵심 중진 의원들이 많이 배치됐다.

새누리당에선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8선)이 628호에서 601호로 옮겼다. 601호는 국회 가운데를 조망하는 방으로 정면에 국회 분수대와 국회 도서관이 보이는 ‘명당’으로 꼽힌다. 오른쪽 옆방인 648호에 ‘신박(新朴)’으로 불리는 원유철 전 원내대표(5선)가 자리 잡았다.

7층은 김무성계 의원들이 나란히 자리했다. 김무성 전 대표(6선) 방(706호)은 국회 가운데를 조망하는 쪽 모서리에 있다. 바로 옆방은 김 전 대표 임기 당시 사무총장이던 이군현 의원(4선·704호)이 자리잡았고 반대쪽 옆방은 비서실장을 맡았던 강석호 의원(3선·707호)이 들어왔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여야 중진 의원들이 나란히 방을 쓰게 됐다. 강창희 전 국회의장 방이던 744호에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입주한다. 바로 옆방인 746호는 ‘친박 실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4선·746호)의 방이다. 3선 중진이 된 소장파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최상층인 1009호에서 서상기 의원이 사용한 822호로 방을 옮겼다.

여당 여성 최다선(4선)인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8층에서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 사용하던 450호로 방을 옮길 예정이다. 황우여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쓰던 848호는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4선)이 차지했다.

더민주에선 2012년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문재인 전 대표의 방을 누가 쓰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일인 5월23일을 거꾸로 한 ‘325호’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결국 노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권칠승 당선자(경기 화성병)가 배정받았다.

더민주 지도부 및 중진들은 초선이 많이 배정받는 4층을 선택했다. 비례대표 5선인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404호, 우상호 원내대표는 413호를 택했다. 19대 국회에서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두 차례 지낸 문희상 의원(6선)은 454호,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은 401호를 쓴다. 대다수 초선 의원은 조망이 나쁜 3층이나 이동이 불편한 맨 꼭대기 10층에 배정받았다.

국민의당에선 박지원 원내대표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의미하는 615호 방을 이번에도 그대로 쓴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518호를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명당으로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이 사용한 312호(나성린 새누리당 의원)는 현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중심인물인 조응천 더민주 당선자가 쓰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한 545호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경북 칠곡·성주·고령)이 재선에 성공해 그대로 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