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수 예비역 소장…"파키스탄, 노동·기술협력 '가우리'에 핵탄두 탑재"

북한이 핵무기 경량화(소형화)에 성공했다면 노동미사일 탑재용으로 소형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군사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이연수(예비역 소장) 전 방공유도탄사령관은 19일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이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서울 국방컨벤션에서 개최하는 '국가전략세미나'에 앞서 발표문을 통해 파키스탄과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기술 커넥션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 예비역 소장은 "파키스탄은 북한 노동미사일을 기반으로 개발한 가우리(Gauri)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무기 탄두를 상당량 보유하고 있고, 북한은 노동미사일 기술 지원 대가로 파키스탄으로부터 핵무기 기술을 습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탈북 망명자들도 노동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무기 탄두의 직경과 중량, 구조 등을 일부 증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노동미사일이 스커드 미사일보다 RCS(레이더 반사면적)가 적어 요격될 확률이 떨어지며, 주일미군 기지와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를 사정권에 둬 핵탄두를 탑재한다면 미국을 억제할 수 있는 전략무기로서 가치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이 예비역 소장의 설명이다.

이 예비역 소장은 "북한은 노동미사일 사거리를 단축하는 시험과 훈련 발사를 반복하고 있고, 엔진 연소 차단 방식을 적용해 사거리를 조정하고 있다"면서 "2014년 3월 평남 숙천에서 발사한 노동미사일은 650㎞를 날아갔으며 체공시간은 7분 30초(450초)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스커드-C(사거리 500㎞ 이하) 미사일의 개량형인 스커드-ER 미사일의 성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했다.

이 예비역 소장은 "북한이 2014년 7월 동해로 시험 발사한 스커드-ER 미사일은 사거리가 700㎞ 이상으로 늘어났고, 기존 관성항법 장치와 함께 운용할 수 있는 광학장치가 추가 탑재되어 유도조종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스커드-B/C 미사일의 오차반경(CEP)은 50~900m에 달하지만, 스커드-ER은 50~190m로 줄었고 북한 후방지역에서도 남한 전역과 일본의 일부 지역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 예비역 소장은 "북한은 야간·취약 시간대를 이용해 미사일 발사 준비 절차를 간소화했고 장기간 실온 보관이 가능한 추진체를 사용해 언제든지 발사할 수 있다"면서 "걸프전을 참고해 탄도미사일의 일제(동시다발)사격을 위한 지휘통제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고도 50㎞에서 탄두내 자탄을 분리하는 ERS(Early Release Submunitions)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이 예비역 소장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와 같은 무기체계는 북한 핵과 탄도탄 위협 대비를 위해 조기에 배치해야 하고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전력화까지는 대안이 없는 상황을 국민께 알려야 한다"면서 "정부 차원의 '핵·미사일 대응센터'를 설치하고 국방부의 북한 핵·탄도탄 대응 부서를 국(局) 또는 실(室) 정도의 조직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북핵 고도화와 한국의 핵 선택'이란 발표문에서 "북한은 앞으로 10년 후 50기 이상의 핵무기를 배치하고 비축하며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 배치할 것"이라며 "북핵 제재 성과와 추가 도발에 따라 핵무장 A플랜, 핵무장 B플랜을 추진해야 하고 지금부터 이 플랜 추진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핵무장 A플랜은 NPT(핵무기비확산조약) 탈퇴와 한미원자력협정 파기, 독자 핵억제력 구축이며, 핵무장 B플랜은 NPT 준수와 미국 비확산정책을 따른 가운데 비밀리 수소폭탄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