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공천 컷오프된 뒤 무소속으로 절치부심…금배지 따내

"여당도 아니고 야당 출신 무소속 후보가 대구에서 당선되다니…"
20대 총선 대구 북을에서 무소속 홍의락 후보가 당선됐다는 소식에 적잖은 대구 시민이 보인 반응이다.

선거 기간 대구에서는 무소속 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말이 무소속이지 새누리당을 '잠시' 나온 보수 성향의 후보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홍 당선인만큼은 여당이 아닌 야당에 몸담았던 무소속 후보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물' 하나로 대구에서 당선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홍 당선인은 기업을 운영하다 2002년 국민통합개혁신당 경북 창당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으며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2005년 열린우리당 중앙위원, 2008년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을 맡으며 대구·경북에서 야당이 뿌리내리는 데 힘을 보태왔다.

2012년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이 된 그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예산결산특별위 등을 거치며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무엇보다 대구 북구을에 터를 잡고 2013년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대구 북구을 지역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으며 지역구 의원보다 더 꼼꼼하게 지역 현안을 챙겼다는 평가다.

그가 비례의원 4년간 쉴 새없이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의정활동을 벌인 이유는 당이 맡긴 임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역주의 극복, 야권 외연 확대와 전국 정당화를 사명으로 여긴 그는 대구 취수원 이전, 구암리 고분군 발굴, 시내버스 노선 개편 등 지역 현안에서 확실한 자기 목소리를 냈다.

여당 일색의 대구 국회의원이 지역 현안에 침묵하는 현실을 앞장서 비판하면서 주민들은 조금씩 그에게 신뢰를 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20대 총선에 대비해 지역구 출마를 착실히 준비하던 지난 2월 25일 그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를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자 명단에 올린 것이다.

홍 당선인은 주저하지 않고 "당이 대구를 버렸다"며 다음날 탈당계를 내고 대구로 내려와 무소속으로 출마해 새누리당 아성을 무너뜨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홍 당선인은 벌써 더민주 복당이나 새누리당 혹은 제3당 입당 등 거취를 둘러싼 갖가지 추측이 나올 만큼 몸값이 오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방송토론에서 "새누리당이나 더민주당이나 관심 없다"며 "오로지 자신을 믿어 준 지역 주민만 바라보며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