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무기 5종 세트' 한반도 출격…대북 압박 '최고조'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받는 미국의 F-22 랩터 4대가 17일 한반도 상공에 출동했다.

랩터는 이날 오전 10시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嘉手納) 주일미군기지에서 이륙한 지 2시간 만에 경기 오산 공군기지 상공에서 위용을 드러냈다. 우리 공군의 F-15K 4대와 주한미군의 F-16 4대가 F-22 4대와 함께 편대비행했다. F-22는 지난해 10월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 2대가 파견돼 1대는 지상 전시 임무를 수행하고 1대는 공중에서 기동시범을 보인 바 있다. F-22 4대가 한꺼번에 한반도 상공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0년 북한의 천안함 도발 이후 약 6년 만이다.

미국은 지난달 10일 B-52 장거리 폭격기를 오산 공군기지 상공으로 출격시켜 대북 억제력을 보여줬다. 핵추진 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호는 지난 13~15일 동해에서 우리 해군과 합동훈련을 벌였다. 3월7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에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가 참가할 예정이다. B-2 스텔스 폭격기까지 이번 훈련기간 중 전개된다면 미국의 ‘전략자산 5종세트’가 시차를 두고 한반도에서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최고조로 높이게 된다.

F-22의 한반도 출격은 북한의 잇단 대형 도발에 대한 강력한 무력시위이자 북한 측에 추가 도발을 경고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테런스 오샤너시 미군 7공군사령관(중장)은 이날 오산기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F-22는 세계 최고의 공중우세 전투기”라며 “이번 임무는 한·미동맹의 위력과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려는 양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F-22는 적군의 레이더에 포착되는 레이더반사면적(RCS)이 벌레 크기에 불과하다. 북한의 촘촘한 레이더망을 뚫고 은밀한 침투가 가능하다. 록히드마틴과 제너럴다이내믹스, 보잉이 공동 개발했다. 유사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무실이나 별장은 물론 군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