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지출 축소는 처음
광주는 빚 늘려 예산 확대
경기 침체로 인한 세수 감소로 인천시가 5년간 예산을 줄이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지출의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수 부족' 인천, 예산 줄인다

행정자치부가 지난달 각 지자체의 중기 지방재정계획을 분석한 ‘2015~2019년 중기 재정계획’에 따르면 인천시(시·군·구 포함)는 올해 11조8376억원인 예산을 2019년에는 11조6580억원으로 약 1800억원 감축하기로 했다. 지자체들이 1989년부터 5년 단위로 중기 지방재정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이후 시·군·구를 포함한 지방정부의 전체 예산이 쪼그라드는 것은 인천시가 처음이다.

매년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지방정부 예산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지자체 전체 예산은 올해 247조7911억원에서 2019년 269조4324억원으로 연평균 2.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광주(4.6%) 제주(4.0%) 대구(3.7%) 등의 증가율은 전체 평균을 웃돈다. 최근 복지 수요가 급증해 지자체들은 예산을 쉽게 줄일 수 없다. 전체 지자체의 복지 예산은 올해 73조8911억원에서 2019년 82조986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42.7%) 광주(42.6%) 부산(40.1%) 등은 중앙정부(31.1%)보다 복지 예산 비중이 더 크다.

하지만 인천은 살림살이를 줄이기로 했다. 최근 중앙정부가 복지예산 누수 차단, 지방교부세 제도 합리화 등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세출 구조조정에 나서기에 앞서 자발적으로 예산 삭감에 나선 것이다.

이는 수입이 줄어 쓸 돈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의 ‘2013~2017년 중기지방재정계획’을 보면 올해 전체 수입은 7조5413억원으로 잡혀 있다. 하지만 ‘2015~2019년 중기지방재정 계획’에서는 7조1273억원으로 줄었다. 지방세 증가 폭이 둔화된 탓이 크다. 2013년의 연평균 지방세 증가율 전망치는 5.6%였지만 2015년에는 2.4%로 떨어졌다. 이환태 인천시 예산담당관은 “경기가 좋지 않아 예전처럼 지방세의 두 자릿수 증가는 기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세외수입이 준 것도 영향이 크다. 인천시는 송도 68공구를 2012년 8094억원에 매각하는 등 자산을 팔아 재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제 팔 자산도 거의 없다. 또 지난해 개최한 인천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발행한 지방채 상환 때문에 재정이 더욱 빡빡해졌다. 현재 인천시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37.5%에 달한다. 인천시는 지방채 발행 규모를 올해 8774억원에서 2019년 1662억원으로 크게 줄일 계획이다. 이 담당관은 “지금은 재정이 비상이라 선심성 사업을 위해 지방채를 마음대로 발행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세수 감소는 아랑곳하지 않고 재정을 늘리는 지자체도 있다. 광주광역시가 대표적이다. 광주는 예산을 올해 6조501억원에서 2019년 7조2514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올해부터 광주지하철 2호선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과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예산 규모를 꾸준히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광주시의 지방채 발행 규모는 올해 1035억원에서 2019년 1631억원으로 늘어난다. 지방채 발행 증가율은 12%로 지자체 중 가장 높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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