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넘게 특보체제, 이례적 생중계…사실상 종일방송

북한의 조선중앙TV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계기로 새 기록을 연일 남겼다.

일단 조선중앙TV는 지난 19일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한 뒤부터 30일까지 열흘 넘게 '특보체제'를 이어갔다.

중앙TV가 열흘 넘게 특보체제를 유지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 기간에 중앙TV는 김 위원장 일대기를 담은 기록영화를 보여주거나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내외 인사들이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참배하는 소식을 주로 전했다.

방송시간이 대폭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중앙TV는 보통 평일에 오후 5시부터 11시 무렵까지 방송하지만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보도한 날부터는 아무런 예고 없이 평일에도 오전 9시에 방송을 시작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영결식이 열린 28일 중앙TV는 오전 7시에 방송을 시작해 다음날 오전 5시15분까지 무려 22시간 넘게 전파를 쐈고, 채 4시간도 지나지 않은 29일 오전 9시에 방송을 재개했다.

중앙TV가 새벽 5시 넘는 시각까지 방송을 한 것은 처음이다.

사실상 종일방송을 한 셈이다.

북한이 1990년대 중·후반 불어닥친 이른바 '고난의 행군' 이후 지금까지 주요 공장·기업소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영결식 등 주요 행사를 생중계한 것도 기록으로 남을 만하다.

중앙TV는 28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금수산기념궁전과 평양 시내 일대에서 진행된 김 위원장 영결식과 29일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중앙추도대회를 모두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영결식 생중계에서 중앙TV는 김정은 부위원장이 영구차 선두에 서서 눈물을 흘리며 호위하는 모습, 평양 주민의 표정, 김기남 당비서가 영결식 폐막을 선언하자 탄식하는 군중의 목소리 등을 여과 없이 방영했다.

생중계 경험이 적다 보니 북한은 영결식과 추도대회 생중계에서 크고작은 `방송사고(?)'도 잇따랐다.

영결식 생방송에서 중계차가 장례행렬을 따라 이동하지 않고 곳곳에 미리 배치해둔 카메라만으로 방송하다보니 장례행렬의 모든 이동 장면을 전하지 못하고 몇 차례에 걸쳐 같은 화면을 반복 방영했다.

또 연도의 주민을 상대로 한 인터뷰에서는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사례가 수차례 있었고, 송출에 문제가 있는 듯 일그러진 화면이 그대로 나오거나 순간적으로 화면이 끊기는 현상도 되풀이됐다.

중앙추도대회 생중계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추도사 낭독이 중간에 5초가량 들리지 않는 일이 발생해 `방송사고 기록'에 올랐다.

조선중앙TV는 1963년 3월3일 개국한 북한의 대표적인 텔레비전 방송국으로, 평양시 모란봉 구역 전승동에 있다.

평일엔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일요일엔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방송한다.

(서울연합뉴스) 장철운 기자 jc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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