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측과 협의 예정..北 조문단 수용 여부가 관건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조문 방북을 위한 실무 협의가 21일 시작될 전망이다.

통일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이 여사와 현 회장 측의 조문 방북을 허용한 만큼 이날부터 양측과 방북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도 "민간차원의 조문이지만 조문단 규모와 시기 등에 대해 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본다"면서 "협의 결과를 북측에 통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여사 측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시간이 제한된 만큼 오늘 중에라도 정부 측과 협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측에 대한 통보는 전직 대통령의 영부인인 이 여사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개성공단이나 판문점 적십자채널 등 정부 채널이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이 여사와 현 회장에 대한 방북을 허용했지만, 북측의 호응이 있어야 한다.

북측이 이 여사와 현 회장의 조문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북측이 김 위원장과 김 전대통령ㆍ 정 전 회장 등과의 각별한 인연이나 6ㆍ15 남북공동선언 정신을 중시한 김 위원장의 유훈을 중시하면 조문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측이 외국 조문사절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부분은 부정적 요소다.

방북이 이뤄지더라도 조문단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고 김 대통령과 고 정 회장의 '유족'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여사와 현 회장 가족과 최소한의 수행원이 따라붙을 전망이다.

전 영부인인 이 여사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정부 실무자가 동행할지 주목된다.

양측은 방북 시기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 회장은 전날 "방북 날짜를 정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영결식은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다.

영결식 참석도 고려할 수 있지만, 조문 논란에 따른 부담 등으로 영결식은 참석하지 않고 조문만 하고 돌아오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방북 경로도 관심거리다.

중국 베이징을 통해 평양으로 들어가거나, 서해 직항로를 이용할 수 있다.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시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북측 조문단은 서해 직항로를 통해 온 전례가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