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쌀값이 화폐의 교환가치를 기준으로 화폐개혁 이후 1년간 거의 4천%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현재 북한 평양의 시장에서 거래되는 쌀값은 kg당 900원정도로 화폐개혁 직전인 작년 11월 하순(kg당 2천200원→신권 22원)에 비해 3천990% 올랐다.

북한은 작년 11월30일을 기해 구권 100원을 신권 1원으로 바꾸는 화폐교환을 단행했다.

따라서 지난 1년간 물가 변동이 전혀 없었다면 신권 100원은 현재 구권 1만원의 교환가치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4천%라는 살인적인 인플레로 인해 신권 100원의 가치는 현재 구권 250원에 불과하다.

돈의 가치를 100배로 절상한 화폐개혁 효과가 불과 1년 새 거의 사라져, 신ㆍ구권의 구매력 차이도 `10 대 25'로 좁혀진 것이다.

북한에서 쌀값은 모든 상거래 가격의 기준이자 물가의 척도로 통한다.

평양 쌀값은 올해 1월 중순 주요 종합시장 폐쇄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3월 초 ㎏당 1천300원대로 뛰었다가 점차 시장기능이 되살아나면서 5월 초 40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그후 환율 상승과 폭우피해로 8월에는 다시 1천원선을 넘어섰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조명철 박사(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는 "표면적으로 북한 화폐개혁의 목적은 화폐유통량을 줄여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었는데 물자의 공급의 절대 부족으로 실패했다"면서 "쌀값이 화폐 교환가치를 기준으로 4천% 뛰었다는 것은 화폐개혁의 100배 절상 효과가 거의 다 사라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