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 후보사퇴 등으로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 정국이 요동치는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카불을 깜짝 방문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2일 보도했다.

이날 오전 카불에 도착한 반 총장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전날 대선 결선투표 불참을 선언한 압둘라 압둘라 후보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유엔측이 밝혔다.

유엔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무총장이 압둘라 박사와 카르자이 대통령을 만나 유엔이 아프간의 개발과 인도적 지원 활동을 지속할 것을 약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엔은 사전에 공표되지 않았던 반 총장의 아프간 깜짝 방문이 지난달 28일 탈레반의 유엔직원 숙소 공격 이후 결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반 총장의 카불 방문은 압둘라의 결선투표 불참 발표로 아프간 대선 정국이 다시 요동치는 가운데 이뤄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월2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대규모 부정이 발견되면서 꼬이기 시작한 아프간 대선 정국은 결선투표를 6일 앞두고 압둘라 후보가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중대 기로에 섰다.

압둘라 후보는 1일 기자회견을 갖고 1차 투표에서 발생했던 부정의 재발을 막기 위해 자신이 제시한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결선투표 불참을 선언했다.

앞서 그는 현 선관위원장인 아지줄라 로딘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를 해임할 것을 대통령측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또 그는 내무, 교육, 부족담당 장관도 선거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며 경질하고, 1차 투표에서 이미 부정이 행해진 이른바 '유령 투표소'의 운영하지 말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선관위는 이날 긴급 위원회의를 소집해 오는 7일로 예정된 결선 투표를 예정대로 치를지, 아니면 무투표로 카르자이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