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29일 세종시 '수정 추진'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에 반대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 설득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세종시 문제가 향후 정국의 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정 총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세종시 문제에 대해 "취임 후 1개월간 많은 분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경청했고 내 나름대로 모색했다"며 "오래된 이슈인 만큼 될 수 있으면 빨리 대안을 내놓고 여론을 수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내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피력한 것이다.

정 총리는 '재보선 결과가 세종시에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에 "(이번 선거는)여당도 이기고 야당도 이긴 것 아니냐.세종시와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10 · 28 재보선에서 야당이 사실상 승리한 만큼 정부의 세종시 수정추진에 탄력이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청와대 관계자도 "재보선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지만 세종시를 연내 마무리한다는 것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리실에서 한나라당과 충분한 조율을 거쳐 대안을 내놓을 것이며 대안이 나오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설득하는 데 본격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가 이날 박 전 대표를 만나 설득하겠다고 밝힌 점과 같은 맥락이다.

정 총리는 또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세종시 문제를 내가 발제했기 때문에 최선의 방안을 찾아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원안대로 가면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며 원안추진 입장에 대한 강한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세종시 수정추진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정 총리는 3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연기 · 공주를 방문한다. 충남중부권 광역상수도사업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충남 공주 · 연기는 세종시가 건설되는 곳인 데다 정 총리의 고향이다. 정 총리는 준공식 참석 후 세종시 건설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임동규 한나라당 의원이 세종시를 행정중심도시에서 녹색첨단복합도시로 성격을 바꾸는 세종시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도 정 총리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개정안 발의로 세종시 수정추진이 국회 내에서 공론화됐기 때문이다. 물론 야당이 개정안에 극렬히 반발하고 있고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적잖다는 점에서 개정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장진모/이준혁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