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구상하는 세종시 구상의 윤곽이 일부 드러났다.

현재 6-7%에 불과한 세종시의 자족도(自足度)를 대폭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산업과 교육 기능을 확충한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정 총리는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원안 플러스 알파(α)' 방안에 대해서도 "행정기관과 아파트만 있는 도시가 된다"는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향후 정부와 여권 내부에서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29일 총리공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안대로 하면 세종시의 자족도는 6-7%에 그친다"며 "이대로 가면 세종시는 유령도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종시의 자족기능 보완 방안과 관련해 "기업이 들어온다든지 연구소나 학교가 들어온다든지, 다른 기능이 많이 보완되면 자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특히 기자간담회에 앞서 자유선진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상돈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원안+α' 방안에는 찬성한다"고 밝히자 "그렇게 되면 나라의 행정적.경제적 비효율성이 크다"면서 "자족도는 6-7%에 불과하고 행정기구와 아파트만 있는 도시가 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세종시 원안인 `9부2처2청' 이전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대신 기업, 연구소 등 산업 및 연구개발(R&D) 기능과 대학을 비롯한 교육 기능을 보완함으로써 학교와 일자리가 있는 자족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정 총리의 구상이다.

특히 정 총리는 박 전 대표의 `원안 플러스 알파' 방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선 만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원안 추진을 주장하는 야권은 물론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여당 내 반대 의견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기 때문이다.

정 총리가 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를 언급하며 "직접 만나서 대화를 통해 설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정말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듣고 정리된 제 생각을 말하면 박 전 대표도 상당히 동의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심정으로 제 명예를 걸고 최선의 방안을 찾아 세종시를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며 "세종시 예산도 늘었으면 늘었지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날 충북 4군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패한 데 대해서도 "어제 결과는 세종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장하나 기자 k0279@yna.co.kr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