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동영 의원이 12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입원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을 찾았다.

미국 내셔널프레스클럽 초청강연을 목적으로 지난 8일 미국으로 출국했던 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최근 악화됐다는 소식에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이날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부인 민혜경씨와 함께 이날 9시50분부터 30여분간 이희호 여사를 면담한 정 의원은 13일이 도쿄 피랍 생환 36주년이란 사실을 언급하면서 "자리에서 빨리 일어나시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이 여사는 정 의원 부부의 거듭된 병문안에 감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폐렴증상으로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지난 7월13일 이후 이날까지 4번째 병원을 찾았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것은 김 전 대통령 때문"이라며 "정치인이 된 뒤에는 운이 좋았다.

김 전 대통령은 정치적 사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시절 김대중 납치사건을 규명하라고 앞장섰다가 잡혀서 한달간 구류를 산 것이 가장 처음 구속된 것"이라며 "이 경험이 학생운동에 적극 앞장선 계기가 됐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이루고자 한 남북평화와 한반도 냉전해체 과업을 참여정부에 참여하면서 계승하려고 노력했다"며 "다시 쾌차하셔서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말한 뒤 병원을 떠났다.

이날 세브란스 병원에는 정 의원 외에도 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 캐서린 스티븐슨 주한미국대사, 유시민 전 의원, 청융화(程永華) 주한중국대사 등이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열흘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비공식 방문중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이날 오후 김 전 대통령을 문병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김정은 기자 koman@yna.co.kr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