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간 괴리감 커..성사 가능성 낮아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를 계기로 대북특사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대북특사 문제는 7일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한 정부 대응 차원에서 공론화됐다.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도모하고 향후 전개될 수 있는 대북 협상 국면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카드로 주목받은 것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3일 영국 방문 중 가진 외신 인터뷰에서 "북한이 특사를 받을 준비가 되면 (파견)하고 아니면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대화는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필요하면 (북한에) 특사를 보낼 수 있다"고 말한 뒤 그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 `특사 발언' 미묘한 변화 = 국민의 동의 하에 투명한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특사카드가 딱 맞지는 않는다는게 정부 안팎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특사카드는 모종의 물밑 협상과 `뒷거래'를 수반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특사파견에 대해 그간 탐탁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한 해법 차원에서 특사 파견론이 거론되던 지난해 7월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강산 사태를 해결하는데 좀 시간이 걸릴 것이나 시간이 걸려도 적당히 해결하기 보다 원칙에 맞게 해결하는 게 맞다"며 "이 시점에서 저 쪽(북한)도 (특사를) 받기가 힘들고 받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전면적 대결태세 진입 등을 천명하며 대남 위협을 고조시킨 뒤인 지난 1월31일 `대통령과의 원탁대화'에서 "이런 일(북한의 대남 압박)이 있어서 특사를 보내는 것보다는 특사를 보내는 시기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특사 카드에 대한 이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뉘앙스 측면에서 이전에 비해 다소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남북관계의 상황이 상황인 만큼 타개를 위한 옵션 중 대북 특사 파견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효용성과 실현 가능성은 = 현재 남북관계 상황에 비춰 대북특사 카드가 성사만 된다면 효율적인 카드라는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북한이 기존 남북간 정치.군사 관련 합의의 무효화를 선언하고 일체의 당국간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최고 지도자간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특사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별로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성사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 하는 이들이 많다.

한 대북 전문가는 "특사 카드는 북이 받을 가능성이 있을 때 추진할 수 있는데, 현재 통미봉남 기조 속에 대남 위협을 통해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려 하는 북한의 태도로 미뤄 추진하더라도 성사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사 카드는 추진했을 경우 반드시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에 충분한 사전 물밑 조율이 필요한데, 북한이 그에 호응할지가 의문스럽다"며 "특사 파견이 남북관계 상황 타개의 유력한 방안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한데 현 시점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현인택 통일장관이 6일 국회에서 대북특사 파견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현실론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6자회담 트랙과 북미 양자대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 남과 북 모두 남북관계 현재 상황의 고착화에 부담을 느낄 무렵에 특사카드가 본격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상당수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철저한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이 남북관계를 이대로 둔 채 북미관계 진전을 이룰 수 없다는 인식을 갖도록 했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