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 "최고위 입장이 당심"..鄭 "당원 뜻 존중해야"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24일 단독회동에서는 정 전 장관의 4.29 전주 덕진 재선거 출마를 둘러싸고 `당심(黨心)' 논란이 뜨겁게 전개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정 전 장관의 덕진 출마에 대한 당내 정확한 여론이 무엇인지를 놓고 두 사람이 상당 시간을 할애하며 설전을 벌인 것.
당연히 정 전 장관은 당원과 지지자의 다수가 덕진 출마에 긍정적인 만큼 이를 당심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 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최고위원회의 입장이 당심이라고 맞섰다.

정 전 장관이 염두에 둔 것은 민주당 지지층의 55.5%가 덕진 공천에 찬성한다고 나온 리얼미터 여론조사와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정 전 장관을 뽑겠다는 덕진 주민의 의견이 47.2%에 달했다는 광주 MBC 조사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정 대표에게 이런 분위기를 언급하면서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는 것이 민주정당의 모습이 아니겠느냐"며 "지도부 의견도 잘 알겠지만 지도부 의견만 듣는 것은 비민주적"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주 덕진 출마와 함께 선대위원장을 맡아 재보선을 책임지고 지원하겠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전주 덕진 출마는 불가하다는 의견을 최고위가 정리했다"며 "이런 최고위의 의견이 당심이기 때문에 정 전 장관이 존중해야 한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덕진 출마를 접는 대신 10월 재보선에 나오는 것이 최고위의 뜻이라는 점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은 "정 전 장관은 덕진 당원들의 뜻을 의미하는 것 같지만 전국 당원의 뜻을 감안한다면 당 지도부의 판단이 더 객관적이고 정국상황에 맞은 전략적 판단"이라며 "정 전 장관도 납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지금 상황에서 당심을 확인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열겠느냐, 아니면 당헌.당규에도 없는 전당원투표나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느냐"며 "재보선과 관련된 모든 결정은 최고위에 일임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은 당 원로와 의원들의 여론에 대해서도 완전히 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정 전 장관의 측근은 "중진 그룹도 공개적으로 말은 못하지만 공천을 줘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들었다"고 말했지만 정 대표측은 "중진들은 당연히 지도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쪽이 다수"라고 정반대 입장을 내놨다.

일반 의원들의 여론 향배에 대해서도 "출마 선언이 이뤄진 이상 덕진 공천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는게 정 전 장관측 시각이지만 정 대표측은 "공천 불가피론은 일부 의견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어떤 일이 있어도 당이 깨지면 안된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정 대표측은 "정 전 장관이 공천을 받지 못하더라도 무소속 출마는 안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한 반면 정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도 공천 문제는 내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고 방점을 달리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