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는 등 3박4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24일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왕자루이 부장의 귀국은 이날 함께 고려항공을 타고 온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38)씨를 통해 확인됐다.

왕자루이 부장은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설 이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3일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직접 전달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후 주석은 친서에서 김 위원장에게 "편한 시간에 중국을 방문하기를 원하며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고 초청했으며 김 위원장은 후 주석의 방중 초청을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보도됐다.

중국은 왕자루이 부장의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김 위원장의 방중 초청 수락을 받아내 또다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북한은 김 위원장과 왕자루이 부장과의 면담을 통해 김 위원장의 건재를 과시하는 한편 남한에 냉담하고 미국에 호의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중국에 대해 우의를 확인하는 대남.대외정책을 공표한 것으로 분석됐다.

왕자루이 부장은 이번 평양 방문에서 김영일 내각 총리, 최태복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 당정 고위층을 두루 만났다.

왕 부장은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던 2004년 4월과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한 2005년 2월 등 '중대 사안'이 있을 때마다 그 시기를 앞두거나 즈음한 시기에 방북, 김 위원장을 면담한 중국의 대표적인 대북 채널이다.

그는 작년에도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방북,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