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노동당 내 자주파(NLㆍ민족해방)와 평등파(PDㆍ민중민주),그 뿌리인 민주노총 내 국민파(NL)와 중앙ㆍ현장파(PD)의 노선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달라 다소 헷갈리고 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대부분 민주노총 시절 파업투쟁과 길거리 시위 때 선봉에 섰던 간부다.평등파인 심상정 단병호 의원과 조승수 전 의원 등은 민주노총 내 중앙파 출신들로 강경투쟁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평등파의 뿌리인 민주노총 내 중앙파와 현장파는 노사관계에 있어 대화를 거부하고 투쟁을 통해 요구조건을 관철시키려는 강경파들이다.

원래 1980년대 대학생 운동권 노선이었던 PD계열은 주로 마르크스ㆍ레닌주의가 주장해온 노동자 중심의 계급해방노선을 추종했던 세력들로 민족주의를 배격해왔다.

심상정 단병호 의원 등은 민주노총 시절 좌파로 분류됐던 '투사'출신이지만 민노당에서 종북주의(從北主義)를 배격하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내걸면서 오히려 온건한 이미지로 부각되고 있다.

반면 권영길 의원,문성현 전 민노당대표,천영세 의원 등은 민주노총 내 국민파 출신들로 대화와 투쟁을 동시해 추진하면서 사회개혁을 부르짖던 온건파다.

2005년 2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당시 국민파였던 이수호 위원장이 노사정위원회 가입을 위한 찬반투표를 실시했을 때 중앙파와 현장파 등 강경파들이 회의 단상을 점거해 강ㆍ온파 간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NL계열은 1980년대 학생운동이 한창일 때 친북반미(親北反美)주의를 주도했던 계파.북한공작원과 접촉했던 이른바 '일심회' 사건에도 NL계 간부들이 연루돼 민노당 내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민노당 진출 후 자주파들은 친북세력이란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오히려 강경좌파세력으로 비쳐지고 있다. 노동현장에선 좌파였던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정치권에선 오히려 온건파로 분류되고,온건파 출신들이 강경파로 비쳐지는 게 아이러니컬하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