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를 상대로 22일 국회에서 열린 문광위 국정감사에는 여야 의원들이 모두 한복을 차려입고 질의에 임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복과 한지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자는 취지에서 문광위 의원들이 직접 이벤트를 마련한 것. 우리당 남성 의원들은 대부분 갈색과 청색의 개량한복으로 통일했다. "일하는 당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해서"가 그 이유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마고자와 두루마기까지 갖춘 전통 한복을 선보였다. 대부분 의원들은 이날 행사를 위해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씨에게 사비를 들여 한복을 맞추거나 임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감기관인 문화관광부의 정동채(鄭東采) 장관도 한복을 차려입고 나와 의원들의 `한복사랑'에 화답했다. 이미경(李美卿)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때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현대적 계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 딱딱한 국정감사장 분위기는 다소 부드러워졌지만 국감에 임하는 자세는 달랐다. 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한복은 한복이고 국감은 국감"이라고 했고,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의원은 "증인이 `이실직고'하지 않으면 `치도곤'을 준비하겠다"는 말로 소감을 밝혔다. 한 야당 의원은 "X파일 등 주요 정치적 사안에 국감이 묻히다 보니 오죽하면 이런 이벤트를 준비했겠느냐"고 말했다. 문광위 의원들은 이날 점심 시간에는 피감기관 관계자 및 증인들과 함께 `대형 비빔밥 이벤트'도 벌일 예정이다. 하루동안 한옥 미니어처 8점도 국회에서 전시된다. 전주시 등의 후원으로 국정감사 기간에 쏟아져 나오는 국정감사 계획서 및 각 의원실 자료집, 질의서, 업무보고서 등 주요 인쇄물을 모두 한지로 제작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