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 이틀째인 4일 잇단 실무접촉 등 밤샘 마라톤협상 끝에 양측이 각각 주장했던 서해상의 우발적 충돌방지와 전선 지역에서 선전활동 중지 등을 포함한 4개항의 합의서를 채택했다. 이를 위해 남북은 오는 10일께 북측 지역인 개성에서 장성급회담 실무대표 접촉을 갖고 이 같은 회담 합의사항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초보적 수준이기는 하지만 남북 군당국간 첫 신뢰구축 조치라는 점에서 앞으로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이며, 제2차국방장관회담 등 고위급 군사회담의 정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해 우발적 충돌 예방과 관련, 양측은 ▲서해상에서 양측 함정의 철저한 통제▲서해상에서 상대측 함정과 민간선박에 부당한 물리적 행위 금지 ▲국제상선공통망(156.8Mhz, 156.6Mhz) 활용 ▲기류 및 발광신호 규정 제정.활용 ▲제3국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 및 정보교환 ▲서해지구 통신선로 이용등의 조치에 의견을 모으고 이를 6.15 4주년을 기해 실천에 들어가기로 했다. 남북은 또 북측이 지난 달 26일 금강산에서 열린 제1차 회담에서 제의한 전선지역의 선전중단과 선전수단 제거 문제와 관련해서도 상대측에 대한 선전은 오는 15일부터 중단하고 8.15 광복절까지 3단계로 나눠 선전수단을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양측은 이 작업이 완료되면 상대측 또는 언론에 통보.공개하고 검증을 받고 어떤 경우에도 선전수단들을 다시 설치하거나 선전활동도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 문성묵(육군 대령) 회담대변인은 "(해상) 경계선과 관련한 문제가 이번 회담의최대 쟁점이었으나 서해 우발충돌 방지와 긴장완화에 북측도 공감해 협상이 진척을이뤘다"며 "꽃게잡이 철에도 서해 어민들이 생업에 안전하게 종사하고 군사분계선쌍방 군인들이 신뢰를 싹 띄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이번 합의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남북이 본격적인신뢰구축 조치를 협의.추진할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경제.사회문화 분야와군사 분야의 협력이 상승작용해 남북관계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남북은 전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4일 새벽까지 모두 5차례 실무대표접촉과 1차례 남북연락관 접촉 등을 통해 쟁점사항을 조율했으며, 특히북측이 1차 회담부터 'NLL(북방한계선)을 대신한 새로운 해상경계선 설정' 주장을들고 나오는 바람에 막판까지 난항을 겪다가 평양에서 이에 대한 완화된 내용의 훈령을 받아오면서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됐다. 안익산 단장이 이끄는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7시 종결 전체회의를 갖고 합의서에 서명한 뒤 7시 30분 회담장 겸 숙소인 속초 켄싱턴 스타호텔을 떠나 동해선 육로를 거쳐 북측으로 돌아갔다. (속초=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