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의 29일 금감원 감사에선 대통령 주변문제와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강금원(姜錦遠.51) 창신섬유 회장의 거침없는 언행에 시선이 쏠렸다. 강 회장의 돌출 행동은 이날 오후 2시에 속개될 예정이었던 국감이 여야 의원들간 질의순서를 둘러싼 논란으로 1시간 가까이 열리지 못한 데서 시작됐다. 농이 섞인 소모전을 보다못한 강 회장은 갑자기 증인석을 걸어나오면서 "집에가도 되나? 이런 식으로 하니까 개혁하자는 것 아닌가"라며 "증인을 불러놓고 6시간동안 한 게 뭐야? 국감이 아니라 코미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화들짝 놀란 한나라당 임진출(林鎭出) 의원이 "누가 국회를 모독하고 있나"라고 자리에서 일어서자, 강 회장은 "거기 앉으세요"라고 임 의원을 제지했고, "당신이 뭔데 앉으라 말라는 거냐"는 임 의원의 반격에도 "국민도 알 권리가 있다"고 맞섰다. 소란이 일자 슬그머니 자리로 돌아간 강 회장은 "앞으로 나와서 정식으로 사과하라"는 임 의원과 이재창(李在昌) 정무위원장의 요구에 마지못해 발언대로 나오긴 했으나 "바쁜데 국감 나왔다. 6시간 늦었는데,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소신을꺾지 않았다. 강 회장은 "이런 모습 보여주려고 나오라고 했나. 금감원도 업무 중단하면서까지 나왔는데...기업에서 이런 일들 하면 전부 파면감"이라고 쏘아붙인 뒤 "무식해서 말을 잘못했다. 죄송하다"고 물러섰다. 앞뒤 가리지 않는 강 회장의 언행은 질의가 본격화되면서 농도가 더욱 짙어졌다.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의원이 `장수천'과 관련한 자신의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비슷한 질문을 반복하자 "빨리 끝낼 수 있는데 진실을 말씀드리겠다. 말꼬리 잡지 마시고"라고 `핀잔'을 줬고, `답변자세가 진지하지 않다'는 이재창 위원장의 말에는 "진지하게 대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 회장은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지금도 전화하고 만나는가'라는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 질문에 "얘기해야 하나"라고 뜸을 들은 뒤 "가끔 그런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임기말에 지역갈등이나 계층간의 갈등을 풀 비책을 갖고 있다"며 "임기 초반은 어려운 걸로 알고 있지만 결국 뜻을 달성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