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16일 저녁 마지막 사회.문화분야 TV토론회에서주요 정책과 선거쟁점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모두 발언 ▲권영길 = 기호 4번이다. 97년 IMF사태로 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를 당했다. 당시 수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당할때 대책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을때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했더니 나라다운 나라가 아니라고 하더라. 복지제도를 확립해서 국제사회에 나가서도 나라다운 나라라는 소리를 듣도록 해야한다.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위한 나라다운 나라가 아니다. ▲이회창 = 이제 또 나왔고 이번이 마지막이다. 여러분은 지금 우리 조국의 모습을 어떻게 보느냐. 편안하고 안정됐다고 보느냐.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다음 대통령은 불안하고 혼란스런 이 시대를 마감해야 하며 이를 자신있게 마감하러 나왔다.경륜과 능력 그리고 유능한 인재들과 더불어 유능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어 혼란스런 시대를 끝내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 ▲노무현 = 이번 선거를 시작하며 당락을 떠나 돈 안드는 선거를 약속했다. 많은 사람들이 웃었지만 막바지에 접어들때까지 돈 선거, 동원선거가 많이 줄었다. 지역감정이나 폭로전도 힘을 못쓴다. 성숙한 시민의식 때문이다. 희망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흑색선전이나 인신공격을 안하면서 정정당당하게 선거에 임할것이다. ◇대입 자율화 ▲사회 = 올해 수능시험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는 등 문제가 많아 대학입시를전면 자율화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권영길 = 수능시험 때문에 애간장 태우는분이 많다. 우리 청소년들을 입시 지옥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저는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수능시험을 폐지하고 대학입학 자격시험으로 대체할 것이다. 그래야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수능시험 제도로는 입시지옥을 해방하지 못한다. 고등학교까지는 기초소양과 교양교육을 중심으로 하고 대학부터 창의력이 있는교육을 해야 한다. 대학입학은 쉽게 하고 졸업은 어렵게 하는게 우리의 근본 정책이다. 이런 제도는 여러나라에서 실시한다.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밖에 없으며 수능시험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 ▲이회창 = 저도 대학입시 자율화를 주장한다.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자율화할것이다. 현행 입시제는 줄세우기에 따라 순위를 정하기에 최근 여고생 자살사건 등비참한 사건이 발생했다. 컴퓨터 잘하면 그 분야의 대학에 갈수 있어야 한다. 대학입시 제도를 자율화를 하되 너무 자율화하면 학부모와 수험생에게 혼란이 있을수 있으니 예고하며 단계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노무현 = 대학입시 자율화는 상당히 돼있다. 제한을 두고 있는게 있다면 국영수 중심의 본고사, 기여입학제 그리고 고교차등제 등이 금지돼 있다. 이것도 법이아니라 행정지도로 하고 있고,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입시제도를 자주 바꾸는 것은문제가 있다. 수능을 보완하되 장기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수능은 보완해 나가는것이 필요하다. 문제은행식은 엄청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수능을 복수로 두번 보게 하는게 부담을 줄이는게 될 것이다. ▲권영길 = 이.노 두 후보의 견해로는 문제를 해결할수 없다. 우리 교육의 주병폐가 뭐냐. 서울대학 가기 위해 강남고교 가야되고 유치원도 강남으로 가야되는것이며 그래서 강남 8학군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입시제도를대학입학 자격시험으로 고쳐야 하며 그렇지 않고는 임기응변에 불과하다. 입학시험자체를 없애야 한다. 유럽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자격시험으로 대체하자. ◇언론사 세무조사 ▲사회 =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시민단체는 당연하다고 보는 반면 해당 언론사는 언론자유 침해라고 하는데 정기적으로 언론사 세무조사를 해야 한다고 보나. ▲이회창 = 물론이다. 정상적 절차와 방법에 따라 하는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세무와 관련된 여러 조사활동은 당연하다. 지난번 주요 일간지 등에 대한 세무조사와사법처리는 아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과도하게 진행됐기에 문제가 된것이다. 보통5년에 한번 하게 돼 있는데 7년동안 안하다 했고, 대통령이 말이 나온 직후 바로 했다. 135명을 투입해 130일 동안 연인원 1천여명이 넘도록 훑기식으로 조사를 했으며국세청 발표한 추징액도 어마어마하다. 세무조사란 이름으로 언론을 탄압하고 제갈을 물리려고 한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을 받는다. ▲노무현 = 누구도 특권을 누리려 해서는 안된다. 언론사도 기업인 이상 세금내고, 세무조사 받아야 한다. 언론자유가 보호돼야 하지만 특권일수는 없다. 언론이우리 당에 유리하냐 아니냐에 따라서 세무조사를 보는 것도 잘못이지만 이를 비호하는 것도 옳지않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태도 보이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언론과 정치가 모두 정도로 가고 모든 것이 정상적인 사회로 가는게 옳다. ▲권영길 = 이 후보는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할말이 없다. 탈세행위에 대한정당한 조사를 탄압으로 규정했다. 탈세 했으면 조사받아야 한다. 문제는 이를 김대중 정권이 개혁이라고 말한데 있다. 언론개혁은 정간법 개정해 소유와 편집을 분리하고 방송법도 개정했어야 하는데 이를 안해 의혹을 받았다. 지금이라도 언론개혁은해야 한다. ▲이회창 = 법에 의한 행위면 모두 정의롭다고 생각하는게 문제다. 언론도 탈법하고 탈세했으면 법의 지배 받아야 한다. 그러나 법의 행위라 해도 불공정하고 형평성이 없다면 정의에 반하는 것인데 일부 정치권에서 착각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공정한 법의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 탈세한언론사는 처벌받아야 하지만 언론탄압의 도구가 돼서는 안된다. ◇문화개방 ▲사회= 문화의 자유무역화는 산업적으로 성장이 안된 산업을 고사시킬 가능성이 있다. 어떤 식으로 대비해야 하나. ▲노무현 = 정부는 내년 3월말부터 시작되는 협상에서 국익을 지키는 쪽으로 잘해나가야 한다. 미국은 차별없는 개방을 요구하고 EU(유럽연합)는 문화적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한다. 한국도 문화적 특수성 고려, 예외를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스크린쿼터제는 확실히 지켜나가야 한다. 출판이나 공연도 문화적 요소가 강한 만큼개성이 지켜져야 한다. ▲권영길 = 노 후보가 입장을 달리 하는 것 같다. 오늘은 좀 유화적 입장을 보인다. 문화개방과 농업개방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프랑스는 문화개방을 지키면서 민족의 고유한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과격하게 내걸고 있다. 한국은 스크린쿼터제란 좋은 제도를 마련해놓고 왜 포기하려 하는지 모른다. ▲이회창 = 미국이나 EU가 다른 나라에 개방을 요구하는 양허요청안은 나갔다.내년에는 우리의 양허요청안이 나가야 한다. 시장 개방에 관해서는 일반경제의 경우시장경제 원리에 따라갈 필요없다. 내년 양허안은 될 수 있는 대로 늦춰야 한다. 우리의 독자성과 정통성이 깨질 우려가 있다. ▲노무현 = 내가 말을 바꾼 것이 아니다. 정확한 정보를 갖고 말해야 한다. 이후보가 국민토론회에 나와서 양허요청안 제출한 것을 철회하긴 어렵고 그대로 가야한다고 했는데 오늘 그렇지 않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비교적 개방에 대해 한나라당은 적극적이고 그 다음이 민주당, 그 다음이 민노당의 순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가운데서 가장 적절했다고 본다. ◇보육 ▲사회 = 여성노동력의 활용방안은 사회적으로 중차대한 문제다. 여기서 보육문제가 가장 고민거리다. 선진국은 보육을 사회전체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는데 우리는개별가정의 문제로 취급한다. 보육 문제 해결 대책을 말해달라. ▲권영길 = 여성의 사회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과 육아 문제가 해결돼야한다. 우리 보육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에서 맡아야 하는데도 민간에게 맡겨버린 것이다. 우리 보육 시설의 90%를 민간이 맡고 있다. 날 때부터 바로 부익부, 빈익부세상에 들어가게 된다. 민노당은 보육을 공보육으로 하겠다. 수요의 50%를 국가가책임지고 현재 민간시설은 국가가 단계적으로 인수, 모든 보육은 국가가 책임진다. 육아 문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설학원으로 나뉘어 있는 것을 일원화해 유치원법을 제정, 유아학교로 만들겠다. 그래야 여성 취업이 보장되고 사회적 활동이 가능해진다. ▲이회창 = 여성인력 활용과 결혼기피 현상은 보육과 관련이 있다. 여성인력이사회진출하는데 필요한 만큼 보육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삼고 5개년 보육개혁 과제를세워보려 한다. 우선 올해 보육예산이 4천400억원인데 내년에 배로 증액하려 한다.2세 미만 영아, 장애아 보육은 국공립시설에서 맡고 만 5세 영아에 대한 보육과 교육을 무상으로 할 것이다. ▲노무현 = 여성의 경제활동을 국가경쟁력의 주요과제로 삼고 있다. 출산을 장려하는 측면에서도 보육은 중요하다. 보육의 절반은 국가가 보조한다. 1조3천억원의 추가예산이 들어가는데 이를 확보하겠다. 보육만은 국가가 책임지고 하도록 제도를 바꾸겠다. 보육 민간시설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평가인증제도를 실시하려 한다.한나라당 계획을 보면 예산의 태부족해 실효성 없는 것 같다. ▲권영길 = 저와 민주당, 한나라당간의 공약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한나라당의 공약은 97년과 똑같다. 말하고 실천을 안한다. 민주당도 똑같다. 구체적 재원마련 방안이 없다. 민노당은 국가가 의료, 보육을 책임지려고 만들어진 정당이다.부유세를 신설해서 보육과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당 및 한나라당과 민노당의 근본적 차이다. ◇의약분업 ▲이회창 = 이 정권이 한 개혁중에 가장 실패한 것이다. 의약분업 자체는 방향이 옳았으나 방법이 졸렬하고 졸속이어서 고통을 줬다. 이 시점에서 원점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다음 정권에서 `재평가위원회'를 둬서 의약계, 시민단체, 정부가 관여하는 위원회를 통해 철저히 재평가, 보완할 점과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밤중에 편도선이 부었는데 의원이 문을 닫아 처방을 못받아 하룻밤을 그대로 새워야 하는 사소한 일로 국민이 고통받는다. 국민 고통을 더는 측면에서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노무현= 의약분업은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이다. 의약분업 실시후 항생제가 23%줄고 주사제 사용이 47% 줄었다. 의약분업은 전국민 합의로 실천한 것이다. 여야가합의했고, 이회창 후보도 영수회담에서 합의한 것이다. 원칙을 살리며 부작용을 보완해야 한다. 불편을 덜기 위해 대체조제가 허용돼야 하는데 금지돼있고 상용처방제출도 안되고 있어 불편하다. 한나라당에서는 뭘 시정할 지를 명료하게 해달라. ▲권영길 = 의약분업은 유지돼야 한다. 그러나 잘못 실시돼 건강보험료가 올라갔다. 건강보험 상한제를 둬서 일반 성인들은 6.7% 인상됐는데 삼성 이건희 회장은한달에 1천만원이 깎였고, 이명박 시장은 170억원의 재산을 갖고 있는데 한달에 1만5천원 내고 있다. 의약분업을 보완하고 엉터리 건강보험제도는 개선돼야 한다. ▲이회창 = 노 후보가 항생제와 주사제 사용이 줄었다는데 그것은 설문조사한내용이다. 실제로 항생제와 주사제는 오히려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시민단체가 조사한 것도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 정확히 알아달라. 대체조제는 어느 범위내에서 원활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실제로 같은 성분이냐 하는 것때문에 걸린다.재평가위원회에서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 ◇노인복지 ▲사회 =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노령화 사회로 간다. 노인복지 대책은. ▲노무현 = 하루라도 늦게 퇴직하도록 전체적으로 사회적 흐름을 바꿔야 한다.노인이 된 뒤 큰 수입은 아니더라도 보람있게 소일할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아울러연금이 보장돼야 한다. 건강문제를 위해 치매 중풍 등은 국가에서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 요양병원을 늘려 적은 비용으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생활체육도 활발히 개발해야 한다. ▲권영길 = 70년대에 먹지 않고 입지 않고 이 나라의 경제를 세운 분들이 노인들이다. 이제 국가가 보답해야 한다. 노 후보가 얘기한 일자리 50만개 창출은 비정규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잘못하면 재벌 살찌우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160만명의 노인에 대해 월 10만원 생활급을 보장하고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 ▲이회창 = 사회복지 부분, 노인, 여성, 청소년 부분에선 우리 모두 따뜻한 복지를 주장하므로 큰 차이가 없다. 우리는 실질적으로 재정이 뒷받침하는 공약을 내놓겠다. 노인 기초연금을 최소한 월 20만원을 보장할 것을 구상한다. 노인 일자리문제는 좀더 구체적이다. 공공근로 성격을 띠는 특별 일자리 마련 대책이 있다. ▲노무현 = 월 2만5천원인 노인 연금을 5만원으로 늘리고, 저소득층 연금을 5만원에서 월 10만으로 올린다. 0.3-0.4%인 노인복지 예산을 1-1.5%로 끌어 올리겠다.노인 일자리는 비정규직이라고 걱정했는데 문화 안내, 노인돌보기 등 비정규직이 일반적인 것은 사실이나 소일거리를 주는 것이므로 대기업과는 관련없다. ◇교육개혁 ▲이회창 = 교육개혁은 이 정권이 가장 실패한 분야중 하나다. 교육개혁 이름으로 교사들 자존심과 명예를 꺾고 학생들은 교사에 대한 존경심을 잃었다. 체벌을 가하면 교사가 파출소에 불려 다닌다. 노.정 단일화로 정책공조를 했는데 정몽준 대표는 고교평준화 폐지에 반대입장이었다. 두분이 어떤 식으로 방향을 잡았는지 궁금하다. ▲노무현 = 정 대표는 교육평준화 폐지를 추진하다 점차 후퇴하던중 단일화됐다.정책공조 합의때 그쪽에서 아무런 제안이 없었기 때문에 제 안을 유지하는 쪽으로결론났다. 교육부 폐지도 폐지가 아니라 지방으로 대폭 권한을 이양하고 지방 교육자치권을 확대하는 쪽으로 합의됐다. 이는 민주당도 하려던 것이다. ▲권영길 = 우리교육의 문제는 극심한 불평등 교육에 있다. 학벌이 세습돼 왔다.장관 아들 장관되고 의사 아들 의사되고 재벌 아들 재벌된다. 서민이 쪽집게 과외꿈이라도 꾸겠는가. 고교평준화를 확대 강화하겠다. 고교까지 무상교육을 임기내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대학까지 무상화를 이뤄내겠다. ▲이회창 = 고교평준화 틀은 유지해야한다. 그걸 깨자는 것 아니다. 고교평준화의 현실은 오히려 하향 평준화를 만들었다. 그래서 사교육비 더 들었다. 돈있는 자녀는 좋은학교 가는 세습이 생겼다. 그래서 공교육에 치중해 정상화시켜야 한다고주장하는 것이다. 평준화 틀을 유지하되 상향평준화 방향으로 가야한다. ▲노무현 = 근본적으로 우리 교육문제는 입시경쟁 때문에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비 부담이 너무 많고 교육이 왜곡된 데 있다. 입시경쟁이 학벌위주 사회와 대학서열화에서 비롯됐다. 학벌사회에서 실력사회로 바꾸고 대학 서열화를 개선하고 입시제도를 다양화하겠다. 교사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교육개혁 과정에서 주체인 교사와 학부모가 주체가 되도록 바꾸겠다. ▲권영길 = 교육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고 다음은 민주당이다. 한나라당은 국회 다수당인데도 사립학교법 등 교육개혁을 방치하다 이제와 민주당에책임을 넘겼다. 민주당은 5년간 7명의 교육장관을 바꿨다. 교육정책은 갈팡질팡 변화무쌍했다. 교육은 100년 대계이므로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교육개혁을 위한 새로운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