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언론은 북한이 핵무기개발 계획을 시인했다는 보도로 한국,일본 등 북한과 대화에 나선 측이 어려움에 처하게 됐으나 미국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언론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당초에는 주로 통신사 기사나 미국 등 해외언론 기사를 인용해 단순 보도해왔다. 그러나 18일부터 일부 신문들이 논평기사를통해 사태의 배경을 분석, 평가하면서 추이를 전망하기 시작했다.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는 `압력과 반발' 제하의 기사에서 북한 핵 소식 자체는새로운 것이 아니며 북한이 이번에 미국 정부에 이를 `확인해준 의도'는 경제원조를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다. 신문은 하필이면 미국이 이 시점에 이를 공개한 배경이 흥미롭다면서 미국은 이를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북한은 외국의 원조를 계속얻기 위해선 무고함을 입증해야 한다고 평했다. 신문은 그러나 한국전 이래 북한은 늘 압력에 맞대응해 왔다면서 (압력을 가하려는 미국의) 정책은 "늘 잘못이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북한은 최근 한국과 대화를 하고 일본과도 접근을 진전시키는 등처음으로 개방신호를 보냈으나 "이같은 싹은 미국의 돌진으로 단번에 사라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미국이 북한의 충격적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전쟁할 의사가 없음을 바로 밝힌 것은 미국이 `두 개의 전선'을 원하지 않는데다 한반도의 상황이 이라크와 다른 점을 냉정히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핵(核) 무도회로의 초대장'이라는 논평기사에서 평양 측의 시인으로 동아시아는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북한이 한국 및 일본과 역사적 대화를 하는 와중에그같은 거짓말을 함으로써 대화를 주장해온 측의 `정당성 위기'를 유발했다고 신문은 평가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미국 및 남한과의 협약을 분명히 깨는 것이자국제적 제재를 받아야 하는 일이라고 평했다. 신문은 그러나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을 원히 않는다는 뜻을 신속하게 밝혔다면서 이는 북한 정권과 한반도의 경우 이라크와 상황이 다른 것으로 미국이 평가했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라크의 경우 핵 미사일을 발사해도 미국이 장거리 핵무기로 바로 저지할 수 있으나 한반도의 경우 서울이 바로 북한의 포격권에 들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됐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냉철하게 위험을 평가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어 지난 1994년 북한과 미국 사이엔 핵위기의 전례가 있었으나 제네바협약으로 가까스로 위험을 피했으나 이후 평양과 워싱턴은 서로 상대가 약속을 위반했다며 비난해왔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번에 북한이 갑자기 핵무기 개발 추진을 시인한 동기는 불투명하지만미국에 대한 협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본다면 9.11 이후 미국의 신전략을 이해못하는 무모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의도가 이것이 아닐 경우 "북한이 문제들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미국과진정으로 안보 대화를 시작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한국 측의 해석이 옳다고 신문은평가했다. 이는 북한 정권이 남한 및 일본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미국과도 화해의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이어 어떤 경우에든 미국은 아시아의 동맹국들의 충고에 귀 기울이고 무엇보다 평양과 대화를 시도해야 마땅할 것이라면서 "이라크 하나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