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자국민 납치 사건의 책임을 지고 북한에서 지난 1998년 처형됐다고 발표한 장봉림은 조선노동당 산하 특수공작부서인 `35호실' 부부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관방부장관은 2일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진행된 납치 문제 조사단 방북 결과를 발표하며 북한 당국이 장 부부장을 사형에, 하수인인 김순철을 15년 징역형에 각각 처했다고 밝혔다. 아베 부장관의 말에 따르면 일본인 납치 사건은 지난달 24일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한 대로 35호실의 소행으로 결론이 난 셈이다. 아사히는 지난달 24일 '한국 정부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 납치 사건이 35호실의 소행일 것이라고 전하면서 "`35호실'은 조사부, 대외조사부, 대외정보조사부 등으로 명칭을 바꿔가며 확대 개편되어 왔으며, 최근들어 `35호실'이라는 정식 명칭으로 불리게 됐다"며 "일본뿐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의 국제테러활동을주임무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90년대 후반까지 노동당 35호실 부부장으로 있던 장봉림이 처형됐다는 사실은 최근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연합뉴스가 발간한 2002 에 따르면 장봉림은 1941년생으로 평양 외국어대를 나와 1977년 인민무력부 정찰국 번역실장을 거쳐 1983년 핀란드 주재북한대사관에 근무했으며 1986년 인민무력부 정찰국 제584군 부대장을 지냈다. 그가 노동당에 들어와 대외조사업무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은 1989년 12월 대외정보조사부 부부장에 임명되면서부터이며 1993년 12월 인민군 중장으로 진급했고 이듬해 8월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같은해 10월에는 인민무력부 정찰국 부국장에 임명됐다. 35호실 지도부의 거취에 변화가 감지된 것은 2000년 3월로 이때쯤 35호실 실장(장관급)에 허명욱 전 부부장이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실장은 1998년께 권희경(權熙京) 당시 35호실장이 경질되면서 실장 대리를 맡아왔으며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직접 지시에 의해 실장으로 발탁된 것으로 전해졌다. 허명욱은 장봉림과 마찬가지로 80년대 말 35호실 부부장에 임명됐으며 2000년 발간된 통일부 북한인명집에도 허와 오 두 사람이 부부장으로 등재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