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특사인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방북이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부시 행정부 출범 후 첫 북미 대화인 특사 파견으로 1년9개월여 간 꼬였던 실타래가 풀릴 수 있게 될 경우 남북 관계가 한층 더 진전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당국자는 "켈리 특사의 방북이 한반도 정세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면서 "일단 북측의 태도를 봐야겠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측이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 미국측과 절충점을 찾는다면 북측의 대외 활동과 경제 개혁이 한층 가속화되고 이와 맞물려 남북 관계 개선도 촉진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이 지난달 일본과의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현안타결 의지를 보인데 이어 켈리 차관보 일행을 맞아서도 획기적인 `카드'를 내놓을지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미 특사 파견을 계기로 본격적인 북미 대화가 시작되면 지난 8월 제7차남북 장관급회담 개최 이후 다양한 채널이 마련된 남북한 간의 당국.민간급 대화가 한층 잦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로 예정된 개성공단 건설 실무협의회나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협의회에서 의외의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이번 켈리 특사 방북을 계기로 핵.미사일과 재래식 병력 배치 문제 등 관심 사항을 북측에 충분히 전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측이 이를 긍정적으로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부시 행정부 출범 직후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으로 인해 남북관계마저 교착상태에 빠졌던 전례에서 알 수 있듯 북미 대화가 틀어지면 이는 한미 관계에도 악영향을미쳐 한반도 정세가 오히려 불안해질 수 있다. 그렇지만 북측이 북일 정상회담 때 북미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히는 등 정상회담을 북미 대화의 사전 접촉 단계로 활용한 점으로 미뤄 이번 북미 접촉에서 일단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