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에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방북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관심이다. 이번 TCOG 회의는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결정후 첫 한·미·일 정책조율의 장이어서 미국의 태도에 따라 방북의제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에 대해 한국은 '적극 환영'이라는 태도를 분명히 나타냈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일본에 대해선 북·일 정상회담을 통한 양국간 조기수교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대해선 빠른 시일내에 대북 특사를 파견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미국은 일단 신중한 대응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북한의 자세변화 없이는 북한과의 관계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5일 "이번 회의에서 미국은 주로 2차경협위 회의 결과와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에 대한 우리 정부와 일본 입장을 설명 받는데 주력하고 미국의 입장에 대해선 말을 아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방북을 통해 아시아에서 외교 입지를 강화하려는 고이즈미 총리의 포석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따라 이번 회의에서 미국이 대북특사 파견시점 등 구체적인 북·미대화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일 수교협상 과정에서 50억∼1백억달러로 예상되는 일본의 대북 보상금이나 경제협력자금 지원문제에 대해 미국측은 향후 북·미대화의 지렛대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차원에서 신중한 대응을 주문할 가능성도 있다. TCOG회의에는 이태식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북·일정상회담 성사의 막후주역인 다나카 히토시 일본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국장,대북특사로 내정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가 참석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