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위해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복잡한 투표방식 때문에 일부 투표지엔 기표하지 못하거나 다른 선거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등 일부 혼선이 빚어졌다.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는 `1인 1표'를 행사하는 반면 이번 선거에선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4개에 비례대표 광역의원 선거까지 모두 5종류의 선거가 동시에 실시돼 유권자들이 `1인 5표'를 행사하는 바람에 이같은 현상이 초래된 것. 유권자 한사람이 각기 다른 색깔의 투표지 5장을 교부받아, 기표를 해야하는 번거로움과 함께 투표지와 같은 색깔의 투표함에 기표한 투표지를 넣어야 하는 이중 절차로 인해 특히 노년층 유권자가 혼선을 빚었다. 이날 오전 서울 혜화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한 오모(66)씨는 "노란색 투표용지에 기표를 못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시 고향마을에 거주하는 사할린 동포들은 "한 사람을 선출하는 국회의원 선거는 해봤지만 5가지 투표지에 기표하는 지방선거는 처음 한다"며 "다소 번거롭고 복잡하다"고 토로했다. 투표사무 종사자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권자들이 투표지를 색깔 구분없이 아무 투표함에 넣으려다 선관위 직원들의 제지를 받는 장면도 투표소 곳곳에서 목격됐다. 특히 광역의원 지역구.비례대표 및 기초의원 3장을 기표하는 1차투표의 경우 광역의원 지역구(하늘색), 비례대표(연청색)의 투표지 색깔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투표함 마저 투표지 색깔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아 혼선이 가중됐다. 이때문에 경남 창원시 한 투표소에선 투표를 마친 한 유권자가 계란색(기초의원)과 연청색 용지를 투표함에 넣다가 색깔을 잘못 본 투표소 종사원이 급히 제지하는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 시민은 "즐거워야 할 투표가 어렵고 짜증난다"고 투표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색깔이 다른 투표함에 넣는다고 무효표로 처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개표의 신속성을 위해 색깔별로 투표함을 마련한 것"이라며 "투표소를 찾기 전에 투표안내문을 자세히 읽거나 선관위 인터넷 홈페이지(www.nec.go.kr)의 `사이버 투표절차 안내'를 참조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이번 지방선거가 극도의 무관심속에서 실시되는 바람에 유권자들이 광역단체장 후보를 제외하곤 기초단체장 후보조차 누가 출마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못한 채 정당 기호만 보고 각급 선거 투표에서 무조건 같은 기호에 줄줄이 투표하는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