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李仁濟) 고문이 28일 대선후보 경선유세 재개와 함께 노무현(盧武鉉) 고문의 정책이념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한 데 대해 노 고문측도 이 고문의 정체성 문제를 역공하는 등 두 후보간 이념.정체성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이인제 후보는 그동안 제기해온 음모론에 대해선 가능한 언급을 피한 채,노 후보의 정계개편론을 포함해 정책이념 문제에 공세의 초점을 맞춤으로써 새로운 대결구도 전략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이날 SBS와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 "김대중 대통령은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하는데 노 후보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며 "영국의 노동당,독일의 사민당도 우향우하고 있는데, 유럽 좌파들이 추구하는 정책으로 돌아가면 우리 정치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노 후보를 공격했다. 이 후보는 또 "노 후보가 과거 현역의원 시절 불법파업 현장을 방문, 노동자들을 선동하고, 국회에서 재벌기업 오너의 지분을 매수, 노동자들에게 분배할 것을 주장했다"며 노 후보의 이념성향을 '급진과격'으로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이 후보가 경선을 거부하다 다시 참여했는데, 국민경선의 성공을 위한 목적인지, 민주당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노 후보측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이 후보의 정책은 민주당과 일치하는 것이 30%, 한나라당과 일치하는 것이 70%로, 마치 한나라당에서 파견돼 민주당 정강정책을 한나라당식으로 바꾸려는 사람처럼 보인다"며 "이 후보와 한나라당은 동업자이냐"고 반문하며 이 후보의 정체성에 역공의 초점을 맞췄다. 한편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두 후보간 이념논쟁에 대해 "민주당은 중도개혁노선을 걷고 있다"고 말하고 이 후보의 '좌경화 우려' 발언에 대해 "생각을 달리한다"고 말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정계개편 논란에 대해 "노 후보의 말을 보면 '후보가되면 당내 합의를 거쳐 공개적으로 제안하겠다'고 돼있어 지금 뭘 하겠다거나 뭐가 있다는 것이 아닌데 이를 정쟁의 소재로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 단계에서 계속 거론되거나 쟁점화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양측의 자제를 요청했다. mangels@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맹찬형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