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로 활동을 마감하는 차정일 특검팀은 대통령 처조카인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와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 신승남전 검찰총장 동생 등을 구속하는 등 작년 대검 중수부 수사에서 놓친 '대어'를 줄줄이 낚았다. 대검은 이들의 연루 흔적을 일부 포착하고도 '혐의없음'으로 처리했지만 특검팀은 끈질긴 추적을 통해 이들을 법정에 세우는데 성공, 큰 대조를 보였다. 먼저 검찰은 신 전 총장의 동생 승환씨가 이용호씨 계열사 사장으로 영입돼 모두 6천666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 승환씨를 조사하고도 "월급이나 스카우트 대가로 돈을 받았을뿐 로비 대가로 볼 수 없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승환씨가 이 돈을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로비 대가로 받은 것으로 보고 승환씨를 전격 구속했고 이는 결국 신 전 총장의 사퇴로 이어졌다. 특검팀은 승환씨가 누나 승자씨를 통해 안정남 전 국세청장에게 세금감면을 알선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사채업자로부터 1억원을 받은 사실도 밝혀냄으로써 `승환씨의 계좌추적 결과 의심가는 금전거래는 없었다'던 검찰을 무안하게 만들었다. 또 검찰은 이형택씨가 보물발굴사업을 이용호씨측에 소개시켜준 사실이 드러나자 이씨를 소환했으나 "소개 대가나 지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사실상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이형택씨가 보물발굴 지분 15%를 갖기로 협정을 맺은 사실이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이씨를 소환, 청와대와 해군 등 국가기관에 사업지원을부탁하는 등 사업 전반에 깊숙히 개입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이형택씨가 시가 1억3천만원의 땅을 2배 이상으로 이용호씨에게 매각하고 모은행장에게 이용호씨의 사업과 관련한 청탁전화를 건 사실을 확인, 이형택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이용호씨의 돈 5천만원이 아태재단 후원회원 도승희씨에게 건너간 사실을 포착했으나 도씨의 부인 등을 이유로 더 이상 수사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반면 특검팀은 도씨에 대한 계좌추적 결과 그가 이수동씨에게 이 돈을 전달했으며, 이수동씨가 이용호씨로부터 금감원의 조사 무마 청탁을 받은 사실을 규명하고이수동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도씨가 '5천만원을 개인적으로 썼다'고 버텨 더 이상 진척이 없었다"고해명했으나 도씨에 대한 계좌추적조차 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고 검찰 고위간부가이수동씨에게 수사상황을 알려줬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특검팀은 대검 중수부의 3분의 1 가량의 인력을 갖고도 검찰이 끝내 검거에 실패했던 D금고 실소유주 김영준씨와 정상교 레이디가구 대주주 등을 검거하는 예상밖의 성과를 거뒀다. 또 이용호씨로부터 정치자금 5천만원을 받은 김봉호 전 의원, 해외 전환사채(CB)발행관련 청탁과 함께 1천만원을 받은 이기주 전 한국통신파워텔 사장 등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새 얼굴'들이 잇따라 특검팀의 손에 적발됐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