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태권도 교류가 다시 암초를 만났다. 지난달 제5차 남북 장관급 회담 이후 가시화됐던 남북한 태권도 교류가 12일 북한측의 일방적인 시범단 공연 연기 통보로 불투명해졌다. 당초 남북은 제5차 장관 회담을 통해 이달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남한 공연을 하고 다음달 남한 시범단의 북한 공연을 추진키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북측은 지난달 28일 10월20일부터 22일까지 올림픽공원의 펜싱경기장에서 북한 시범단 공연을 갖자는 대한태권도협회의 제의를 받고도 보름 가까이 답변을하지 않더니 결국 무기한 연기 통보를 해 온 것. 따라서 남북한의 태권도 시범단 공연은 북한측의 입장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당분간 열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제4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까지 연기한 북한의 입장을 감안한다면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 교류 연기 방침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은 지난해 12월 제4차 장관급 회담에서 태권도 시범단 교류가 합의된 이후 실무접촉 장소를 금강산으로 고집해 교류를 무산시킨 전례까지 있어 시범단 교류를 낙관하기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시범단 공연 무기한 연기로 11월 제주도에서 열릴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의 북한 시범단 초청도 어려워지고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총재와 최홍희 국제태권도연맹총재의 회동도 힘들어질 전망이다. 시범단 교환을 계기로 준비되고 있던 모든 남북 교류 사업들이 다시 보류 상태로 돌아간 것이다. 그러나 이달말 열릴 제6차 장관급 회담에서 북한이 시범단 교류에 관해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을 제시한다면 남북 태권도 교류의 불씨는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 북한 시범단 공연을 준비해온 태권도협회는 "북한측의 답변이 없어 걱정했는데 결국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제6차 장관 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