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주진우(朱鎭旴)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금진유통의 노량진 수산시장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 민주당은 21일 "국정조사 대상"이라고 공격에 나선 반면 한나라당은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희석용"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 주진우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나라당 당차원의 문제라며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관여 여부를 묻고 '국정조사'를 거론하면서 당차원의 진상규명노력을 다짐하는 등 본격적인 쟁점화에 나섰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의 민주당측 의원들도 같은 상임위의 동료의원과 관계된 일이라며 모두 익명을 요구했으나 "농해수위의 국감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으며 부도덕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정부의 위법부당한 사례가 없는지를 점검하는 등 국회의 대행정부 견제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국정감사가 유린당했다"며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전 대변인은 특히 "금진유통의 노량진수산시장 인수 움직임은 주진우 의원이 이회창총재 비서실장때부터 은밀하게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국민이 위임한 국회의원의 권한을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한 데 대해 한나라당과 이 총재는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농해수위 소속의 한 의원은 "주 의원이 '나는 돈도 없어 (수산시장 인수) 의향서를 낼 생각이 없다'고까지 말해놓고 응찰한 것은 매우 부도덕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의원은 "한나라당측 농해수위원 가운데 권오을(權五乙) 이방호(李方鎬) 의원만 제외하고 9명이 결의안을 내자고 했을 때 우리는 개인회사가 하는 사업에 대해 결의안을 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 당직자들은 이회창 총재의 비서실장을 역임한데다 아직도 당의 핵심 조직인 국가혁신위 행정실장을 맡고 있는 주진우 의원이 연루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상태에서 민주당측이 '압력설'을 부각하며 이회창 총재의 사과와 국정조사를 요구한데 대해서는 "권력형 비리에 대한 물타기용"이라고 반박했다. 주진우 의원은 이날 제주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위해 김포공항으로 떠나기 전에 이회창 총재와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 이재오(李在五) 총무에게 잇따라 전화를 걸어 '압력설'의 부당성을 설명했다. 주 의원은 또 보좌진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이 총재에게 사전 보고를 하거나 당에서 조직적으로 논의하거나 개입한 바 없다"며 "야당 의원은 정상적인 기업활동도 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도 비공식 논평을 통해 "지난 4월 1조2천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수협에 대해 문제점을 추궁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며 "당에는 사업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에게 이런저런 사업은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당과 개인문제는 뚜렷이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대변인실은 또 자료를 통해 "노량진 수산시장의 사장은 민주당 김영진(金泳鎭) 의원의 비서출신이고, 김홍일(金弘一) 권노갑(權魯甲)씨의 비서출신이 감사를 맡고 있다"며 "계열사인 한국냉장의 경우도 민주당 출신이 맡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고형규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