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언론자유수호비대위와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은 19일 서울지방국세청을 방문했으나 손영래(孫永來) 서울청장이 일선 세무서순시차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조사활동을 제대로 벌이지 못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와 박원홍(朴源弘) 남경필(南景弼) 이원창(李元昌) 이병석(李秉錫) 김영춘(金榮春) 임태희(任太熙) 등 10명의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국세청에 도착했으나 손 청장은 이미 청사를 떠난 뒤였다. 앞서 서울국세청은 "야당 의원들이 서울청을 방문하는 것은 수사중인 사안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서면으로 자료를 요청할 경우 성실하게 제출하겠다"는 서울청장 명의의 서한을 한나라당과 언론에 전달했다. 서울청측의 안내로 회의실에 도착한 이 총무는 "손 청장을 즉각 데려오라"고 요구했고 의원들을 안내한 진병건(陳炳建) 납세지원국장은 "손 청장은 이달 25일 만료되는 부가가치세 확정신고업무 독려를 위해 일선 세무서 순시중"이라고 답했다. 이에 남경필 의원은 "오만방자한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박종희(朴鍾熙) 의원은 회의실 탁자를 내려치며 "빨리 서울청장에게 연락하라"고 다그쳤다. 이병석 의원도 "안정남(安正男) 국세청장도 우리에게 보고를 했는데 하급기관인 서울청에서 이따위 버릇을 배웠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진 국장은 "예고된 순시가 아니어서 소재파악이 곤란하다" "답변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의원들은 서울청장의 차량운행일지와 연간.월간.주간일정표 등의 제출을 요구했으나 서울청측은 "자료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손 청장이 나타나지 않자 남경필 이병석 의원 등은 엘리베이터와 비상문을 통해같은 건물 14층에 있는 안 국세청장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자 "국세청측이 조직적으로 야당의 조사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의원들이 청장실에 도착하자 비서실측은 "방금 식사하러 나갔다"고 답했으나 한나라당측은 "의원들이 국세청장실을 떠난 뒤 청장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며 "국세청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의원들은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뒤 농성을 계속했으며 한나라당은 오후 들어 서울지역에 있는 의원들에게 서울국세청으로 집결하라는 동원령을 내렸다. 의원들과 비공개 회의를 가진 뒤 이재오 총무는 "오늘 서울청장이 출석하지 않으면 다음달중에 국세청을 감독하는 국무위원인 진 념(陳 稔) 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낼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