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제3세력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간 정치권 일각에서 막연히 제기돼온 제3세력 등장 가능성이 최근들어 신당 창당설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현재로는 ''설'' 수준에 불과하나 내년 12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가 임박하면 그 실체가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배경=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 등으로 짜여진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극심한 불신에서 출발한다.

기존 정당에 대한 지지 유보층이 전체 국민의 절반에 육박하는 상황인 만큼 새로운 정치세력이 들어설 공간이 충분하다는 인식이 신당창당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관련,무소속 정몽준 의원도 지난달 27일 강연에서 "정당 내·외로부터 개혁이 용이하지 않은 지금 새로운 정당이 출현해 기존의 정당질서에 변화를 가져오는게 현실적 방안"이라고 주장,관심을 끌었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예비선거 도입 등 새로운 정치틀을 만든다면 국민적 지지가 있을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여야간 정치지형도 신당설을 부추기는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미 이회창 총재가 차기 주자로 굳어진 상태다.

민주당의 경우도 상당수 주자군이 이미 터를 닦고 있는 상황이어서 제3주자를 위한 ''빈공간''이 없다는 얘기다.

◇시나리오=정몽준 의원이 신당창당을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가 강하게 돌고 있다.

정 의원측은 11일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지만 최근 창당과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장기적으로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여야 개혁파 중심의 신당설도 나온다.

당장 여야 개혁파 중진이 중심이 돼 추진하고 있는 ''화해전진포럼''이 제3정치 세력으로 발전할 공산이 높은 편이다.

이미 민주당 김근태 정대철 의원,한나라당 김덕룡 이부영 의원등을 축으로 30여명이 참여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여기에다 한나라당 비주류 중심의 신당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비주류의 대표격인 박근혜 부총재와 김덕룡 의원 등이 대선 이전에 탈당,각기 신당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김 의원 탈당설이 강하게 나도는 상황이다.

박 부총재 중심의 ''영남권 신당설''도 흘러 나오고 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