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상대방으로서 북한의 신뢰도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북한을 대화의 파트너로서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은 37.0%에 그쳤다.

"신뢰할 수 없다"(59.7%)는 답변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 직후 52.3%에 달했던 북한의 신뢰도는 10월 45.2%로 떨어진데 이어 하락세를 지속했다.

합의된 남북관계 일정의 일방적 지연, 한국적십자사 총재의 월간지 인터뷰를 문제삼은 대남 비난공세와 "주적 논쟁", 2차 이산가족 상봉때 남측 기자에 대한 활동제한 등 북측의 고자세와 약속불이행이 신뢰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선 특히 40대(마이너스13.9%포인트)와 30대(마이너스9.1%포인트)의 대북 신뢰도가 지난해 10월 조사때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경제사정 악화로 경제주체인 30,40대에 대북지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북 신뢰도는 여자(32.0%)보다는 남자(42.3%), 50세 이상(33.1%)보다 20대(43.9%) 등 젊은층, 중졸이하(41.2%)의 저학력층에서 높았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63.1%)지역은 높은 반면 부산.경남(34.2%)지역은 낮았다.

올해 북한의 변화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평가가 늘었다.

북한의 변화가 "근본적"(47.8%)이라기 보다는 "식량난 등 경제문제 해소를 위한 임시방편적"(52.2%)인 변화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지난해 10월 조사 때에는 "근본적 변화"라는 응답자가 52.2%였다.

성별로는 남자가 "근본적인 변화"(51.1%)라는 의견이 더 많은 반면 여자는 "임시방편적인 변화"(55.6%)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