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후반기부터 남한에서 북한에 첩보원을 보내 공작 활동을 했다는 구체적인 물증이 처음으로 제시됐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김성호 의원(민주당)은 2일 북파공작원 양성.파견부대였던 HID(첩보부대) 소속 북파 공작원 가운데 53년에서 56년까지 활동했던 3백66명의 명단을 한 생존 공작원으로부터 입수, 공개했다.

정보사령부가 "종결 공작원 명부"라는 제목으로 컴퓨터 출력용지에 작성한 명단에는 공작원의 성명, 생년월일, 본적, 공작형태, 소속대, 채용일, 해고일 등이 기재돼 있다.

김 의원은 "7.4 남북공동성명이 있었던 지난 72년까지 모두 1만여명의 남한 공작원이 북한에 파견됐으며 이 가운데 7천7백26명이 실종처리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첩보부대원에는 혈혈단신 북에서 내려와 남한에 연고가 없거나 고아, 넝마주의, 도시빈민 등이 대부분"이라며 "당시 나이 14세의 어린 소년 등 20세 미만의 비중이 27%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 10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