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담으로서는 과하다고 할 정도로 중대한 결실을 만들었다"(전금진 북측 대표단장)

"좋은 회담결과가 나온 것 같다"(박재규 남측 수석대표)

제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31일 마무리되면서 남북 양측은 모두 만족감을 표시했다.

남북연락사무소 기능 정상화와 경의선 철도 단절구간 복원,조총련동포들의 고향(남한)방문 공식화,장관회담 정례화 등의 합의사항은 남북공동선언이 본격적인 실천단계로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이같은 성과는 짧은 회담기간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회담을 생산적으로 운영한 결과다.

양측의 공식적인 회담시간은 지난 30일 1차회의 1시간35분,2차회의 40분이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회담 실무대표들의 비공식적 의견조율 덕분이다.

공식회의에서 이견을 좁히려면 비효율적인데다 자칫 말싸움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측의 회담태도도 많이 달라졌다.

386세대의 회담대표가 나왔는가 하면 20대 수행원도 포함됐다.

이전의 남북회담에서 보였던 ''벼랑끝 전술'' 같은 소모적 전술이나 일방적 체제선전도 사라졌다.

북측 전 단장이 회담후 "북남대화의 역사에 좋은 시범이 창조됐다"고 평가한 것은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럼에도 북측의 ''변신''은 몇가지 ''옥의 티''를 남겼다.

북측은 이번 회담의 준비과정에서 일방적으로 회담일정을 조정하고 대표단 수도 당초 합의된 숫자보다 줄여버렸다.

대표단의 격도 남측과 맞지 않는다는 논란을 야기했다.

특히 이같은 조치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이뤄져 회담과정의 혼선을 초래한 점은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가야 한다.

코앞의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정부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8월에 접어들면서 남북간의 화해분위기는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남한 언론사 사장단의 방북(5일)과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15일) 제2차 장관급 회담 등 굵직한 일정들이 줄을 서 있다.

이같은 화해분위기와 상호교류가 지속되려면 기본적인 원칙과 절차는 지켜야 한다는 지적에 남북한 모두가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화동 정치부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