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열풍''이 선거판을 강타하고 있다.

드라마 ''허준''이 60%라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국민들의 인기를 모으자 총선 후보들은 앞다퉈 허준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청렴하고 유능한데다 질병(정치권의 부정부패)을 잘 치료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너도 나도 허준을 자처, 원조 논쟁까지 일 정도다.

민주당 김성호 후보(서울 강서을)는 허준이 강서구 가양동에서 태어나 병자를 치료했다는 점에 착안, 일찌감치 강서구민의 고통을 치유하는 ''강서의 허준''임을 선언했다.

김 후보는 허준 복장을 한 선거운동원을 주요지역에 배치, 유권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는 민국당 여익구 후보가 허준이 됐다.

그는 부패한 정치구조를 도려내고 새로운 개혁을 이루겠다며 ''종로의 허준''임을 강조했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중구에서는 허준을 둘러싼 힘겨루기 양상까지 나타났다.

한나라당 박성범 후보와 민주당 정대철 후보 모두 개인 홍보물에 "중구의 허준이 돼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문구를 담았다.

양측은 서로가 원조이며 상대방이 따라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지방에서도 허준 바람은 거세다.

청주 상당구에 한나라당 한대수 후보는 청주의 허준임을 내세워 깨끗한 이미지로 유권자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다.

경쟁자인 민주당 홍재형 후보도 이에 질세라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경제전문가로서 청주지역에 낙후된 여건을 개선할 경제명의 임을 자처했다.

자민련 구천서 후보는 이와 관련, "허준이 스스로 내세우는 것 봤냐"며 역공세를 폈다.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