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4일 리차드 니콜스 런던시장 일행과 리언 브리턴 EU
(유럽연합)집행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EU투자사절단을 잇따라 접견하고
한국의 경제개혁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우리의 살길은 경제개혁을 통해 세계경제계로
부터 신인도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외국투자자들을 위해 가장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자유무역을 신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우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욱 투자
유치를 중요시하고 있다"며 "외국인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정부의 개혁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1백50만의 실업자와
경기위축"이라며 "경기안정과 기업의 경쟁력강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니콜스 런던시장과 동행한 슈로더사의 그림스톤 부회장은 "한국의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전한 은행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해외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재벌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기업민영화와 관련, "공기업 민영화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성공을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브리턴 EU부위원장은 "한국정부의 개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개혁의지
가 더욱 확고하면 외국인의 투자 의욕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한국정부가 과거처럼 재벌에 특혜를 준다면 차별적인 외국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런 자콥스 EU투자사절단장은 "투자사절단의 방문은 한국의 미래를 신뢰
한다는 반증"이라며 한국의 기업과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