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후보 ]]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영남지역 공략 이틀째인 4일 경남의 김해 밀양
마산 진주 등지를 돌며 "부도나기 직전의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정경
유착을 심화시켜온 3김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보는 이날 김해 동상동 상설시장과 김수로왕릉 앞 광장에서 열린
"공개장소에서의 연설"을 통해 "주권을 넘겨주는 비참한 상황에 빠진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누구의 잘못 때문이냐를 놓고 서로 헐뜯고 있어서는 안되
며 가라앉는 배를 빨리 건져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후보는 "이제 말로만 듣던 경제위기가 여러분의 직장과 가정으로까지
파급될 것이나 정직하고 똑똑하고 앞길을 열어갈 수 있는 지도자가 있다면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며 이번 대선은 나라를 다시 세우느냐, 나락
으로 떨어지느냐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후보는 이어 "자민련과 합치더라도 국회 과반의석에 미달하는 DJ가 만에
하나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곧바로 극도의 혼란과 갈등이 올 수 밖에
없다"면서 "현명한 선택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보는 "집권하면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성실한 대통령, 국민을
하늘같이 떠받치는 겸손한 대통령, 모든 불합리와 비리 및 부정부패가 발
붙이지 못하게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으로 찬조연설에 나선 이기택 선대위의장은 "내가 한나라당을
만든 것은 권력을 탐해서가 아니며 국제통화기금(IMF)이라는 경제연합국의
속국이 되고 있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강직하고 법대로 나라를 다스릴
이후보만이 지금의 위기를 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경남주민
들이 이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다른 당의 행사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날 이후보측의 공개된 장소에서의
연설회에는 당직자와 당원 취재기자 등을 제외한 일반 유권자들의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아 우리 국민들은 각당이 벌이고 있는 선거유세 자체에는
상당히 냉담한 모습을 보였다.

<마산=박정호 기자>

[[ 김대중 후보 ]]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진영은 4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의 지지도 격차를
확대하기 위해 경제파탄책임론 병역의혹 등 "네거티브캠페인"을 지속하는
한편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으로 구겨진 국가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DJP"의 결의와 경제회생능력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춰 선거운동을 전개
했다.

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이회창 후보에 대해 <>장남 정연씨의 대외경제연구원
및 서울대병원 신검기록 <>차남 수연씨의 7일이전 귀국조치 및 효성그룹신검
기록 <>이회창 후보 본인의 서울대병원 건강진단기록 등의 공개를 요구했다.

정대변인은 특히 "이후보는 병역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면 대통령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종필 부대변인은 "국민신당 김충근 대변인도 "내가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 특보시절 장남 정연씨의 밤낚시얘기를 한나라당 고흥지구당 최문휴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들어 알고 있다"는 말을 했다"며 "밤낚시설"을 거듭
제기했다.

김후보측은 이와함께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의 경제파탄책임 <>한나라당
내 YS, 김현철 인맥 <>이회창 후보의 "고민없는" IMF합의이행각서서명 등을
거론하며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정권교체를 주장했다.

김대중 후보는 이날 오전 신라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초청강연회에 참석, 집권시의 경제정책추진방향을 설명하고 외국기업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호소했다.

김후보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방만한 생활을 해왔다"면서
"국민의 협력을 얻어 내핍생활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서울 용산구 중구 종로구, 경기 안양 만안 오산
평택갑, 경북 영양 청송, 충남 대전, 전북 진안 무안, 전남 목포신안지역에서
정당연설회를 갖고 김대중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청년팀과 파랑새유세단의 거리유세도 수도권 등지에서 계속됐다.

< 허귀식.이건호 기자 >

[[ 이인제 후보 ]]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가 4일 대전.충남과 전북지역 유세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국제통화기금(IMF) 신탁통치 문책"이란
초강수를 던지며 대역전극의 실마리 찾기에 나섰다.

이후보는 이날 오전 대전 대덕연구단지 방문일정을 전격 취소한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선은 물론 대선이후 그의 행보에 대한 노선을 분명히
했다.

그는 회견에서 경제 국치에 대한 "회장.사장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며
김대통령과 이회창 후보에게 맹비난을 퍼부었다.

김대통령과 이회창 후보가 사태의 긴박성을 조금이라도 더 일찍 알고
대처했다면 두손들고 무조건 항복이나 다름없는 국제협약에 서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후보는 김대통령이 지금까지 위기관리를 못해왔고 앞으로도 특별히 잘
할 수 있다는 담보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선직후 권한을 차기 대통령
당선자에게 넘기는게 낫다며 직설적으로 김대통령의 "무능"을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는 아들병역문제를 딱부러지게 매듭짓지
않을 경우 이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이후보를 "중대한 범법행위자"로 취급,
불복 및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치권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중도하차론을 행동으로 일축하고 대선
이후에도 독자행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이후보는 기자회견직후 논산 육군훈련소 입소대대를 찾아 입대하는 장정과
가족들을 격려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보는 한 장정에게 "아들이 군에 간다고 울지 말고 자랑스럽게 생각해
달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려라"면서 "마음으로 나라와 민족 역사를 생각하며
잘 다녀오라"고 어깨를 두드려줬다.

이후보는 오후엔 논산 전주 익산 군산 서천 보령 홍성 등 전북과 충남지역
에서 잇달아 가두연설을 갖고 "한나라당에 국회의원 1백여명이 있다지만
엉터리"라며 "거대한 것 같지만 계속 밀어부치면 마지막 순간 무너진다"며
국회의원 물갈이론을 폈다.

<논산=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