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신한국당 이회창대표가 92년 대선자금 문제의 처리방식과 관련,
갈등이 표면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대표는 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에서 "이 문제가 거론된
이상 국민의 의혹을 풀수 있도록 규명되고 처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전제
하고 "대선자금은 정치권 전체문제인 만큼 여야 모두 당시의 상황을 고백
하고 진실을 밝히는 기조에서 처리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대표의 언급은 가능한 수준에서 대선자금에 대한 총론적인 진실을
밝힘으로써 국민들의 의혹을 풀어줘야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과거 시비를 자꾸 할 것이 아니라
12월 선거를 어떻게 깨끗이 치를 것인가를 여야간에 협의하는 것이 중요
하다"고 말해 92년 대선자금 문제는 더이상 거론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측은 92년 대선자금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해명할 경우 법적처리
문제와 함께 김영삼대통령의 하야요구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주례보고를 위해 청와대를 방문한 이대표와 92년
대선자금 처리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여권내에서도 대선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어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