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하 외무장관은 13일 북한 황장엽 노동당국제담당비서의 한국 망명요청
배경에 대해 대해 "권력투쟁인 것 같지는 않다"면서 "북한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느끼는 것이 있어 북에 충격을 던지기 위한 것이 맞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유장관은 이날 오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무장관 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유장관과의 일문일답.

-황장엽의 망명요청 동기는 무엇인가.

"북한의 제반상황에서 모순되는 점이 있었던 것 같고 자기가 생각하는
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느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적절한 기회에 공개될 것이지만 황이 자신의 자유의사에 의해
망명을 요청했다는 것으로 중국측과 한국측에 설명하기 위해 한국총영사관에
도착하자마자 3페이지 분량의 간단한 메모형식으로 자신의 심경을 피력했다"

-황이 정부발표 이전에 우리정부에 망명의사를 타진한 적이 있는가.

"(발표)이전에 밝힌 적이 없다.

이번에 처음 (망명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한중 외무장관회담에서는 어떤 내용을 협의할 것인가.

"황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우리정부의 입장을 재전달할 방침이다.

또 중국의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중국측의 반응은 어떤가.

"상세한 내용은 협의중이다.

중국의 의사를 우리가 대변하기는 힘들다.

우리 해당국에서 수시로 중국대사관과 접촉하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 대해 알려주거나 발표할 것이 없다"

< 이건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