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홍구 대표위원의 10일 국회연설은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당의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압축된다.

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상당부분을 경제분야에 할애,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측의 처방마련을 주문했으며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처자세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대표는 또 "국가경쟁력 강화와 함께 삶의 질향상은 21세기를 향한
수레의 두바퀴"라는 표현을 써가며 삶의 질향상을 위한 범국민적 결단을
촉구했다.

이대표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은 한만디로 "어렵다"는 것이며 어려운
경제현상은 "국가경쟁력의 취약성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표는 우리 경제의 취약점으로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꼽았다.

경쟁국에 비해 몇 배에 달하는 금리 임금 공장용지가격등이 고비용이며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과 기업의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게 저효율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표는 이에따라 <>이자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속한 금융개혁
<>토지비용을 낮추기 위한 노력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집중투자
<>정보화기반조성등을 정부측에 촉구했다.

이대표는 또 "부처이기주의의 폐해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 "국민이
정부의 규제완화 실적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생산성도 제고해야
한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대표는 자신이 얼마전까지 내각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정부의 생산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다소 주저된다면서도 "국민과 기업이 그들의 활동에
정부가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도움이 되었다고 느낄수
있을 때 비로소 정부가 새 시대에 맞는 본분을 다했다고 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지수"가
낮다는 질책이며 최근 정부의 일부 정책에 대한 당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대표는 규제완화문제와 관련, 당에 "규제완화기획단"을 발족시키겠다며
앞으로 과감한 완화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이대표는 이와함께 "아무리 국제경쟁에서 이기더라도 국민의 건강이
나빠진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삶의 질"향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대표는 삶의 질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환경보전 <>국민의 안전한
일상생활 <>부정식품 제조와 판매추방 <>교통난 해소 <>반인륜적
범죄예방 등을 들었다.

이대표의 연설은 이날 아침 고위당직자회의에서 "환경문제의 양상으로
볼때 단순히 환경부 차원에서 대처하고 말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심도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한 지적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수
있다.

당이 직접 나서서 챙겨야 할 정도로 정부측이 당측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날 당직자회의에서는 서울시의 교통대책에 대해서도 당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서울시의 "혼잡교통료" 징수문제에 대해서는 징수논의가 매우
"혼잡"하게 이뤄지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대변인의 공식 발표가
나올 정도로 고위당직자들은 행정당국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표출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대표는 교통문제와 관련, "주민복지 향상에 1차적 책임을 진
지방자치단체의 창조적 구상, 중앙정부의 협조, 국회의 적극적 지원이라는
3박자를 갖춰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호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