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갑은 지난해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을 폭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계기를 마련한 민주당 박계동 의원
(44)의 재선여부로 관심을 끌고 있다.

박의원의 수성에 신한국당의 유광사 (54) 위원장과 국민회의의 신기남
(43) 변호사가 도전장을 내밀어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의
최덕수(50)씨가 추격전을 펼치는 형세다.

박의원은 14대 총선에서 여당 후보로 나섰던 이원종 청와대정무수석을
1천5백여표 차이로 제쳤었다.

이 지역은 서민층 밀집지역으로 이웃 목동아파트단지와는 달리 연립주택이
많고 유동인구도 적은 편이다.

출신지역별 주민분포도 호남출신 30% 안팎, 서울.경기출신 25%, 충청 20%
등으로 전통적으로 야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보성고와 고려대과를 나와 전민련 대변인을 거친 박의원은 학생운동권
출신.

박의원은 92년 대선 당시 한준수전연기군수의 양심선언을 끌어내고
지난해에는 비자금사건을 폭로한점등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박의원은 "3김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젊은 유권자들의 바램이 여전한데다
비자금폭로에 따른 인기상승세도 여전하다"며 자신감에 차있다.

박의원은 현역의원의 신분을 활용,하루 10여차례 이상 의정보고회를 열어
초반 기선제압을 시도하고 있다.

아파트재건축 문제가 지역현안이 돼 있는 만큼 노후 아파트재건축을
공약으로 준비하고 있다.

또 지역내에 상업 서비스등의 기능을 갖춘 복합 단지유치도 공약으로
내걸고있다.

고려대 의대를 나와 시의원을 역임한 신한국당 유위원장은 이곳에서만
20년째 산부인과병원을 운영하면서 닦은 지역기반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이원종 수석이 위원장을 맡고 있을 당시 지역구고문과 후원회장을 지냈다.

유위원장측은 "이지역이 정치철새들의 고장이 될 수 없다"며 "토박이론"을
강조한다.

유위원장측은 "그동안 자신의 병원에서 분만한 신생아만도 5만명이
넘는다"며 지역연고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자신의 병원에서 출생한 신생아들이 현재 유권자가 돼있다"며
이들과 주부들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또 호남표의 분산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경기고 서울법대를 나와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을 역임한 국민회의
신변호사는 90년 이후 KBS와 MBC의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쌓은 인지도에
야당성향의 표를 결집시키면 당선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한다.

신변호사측은 "박의원의 거품인기가 총선때까지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며
비자금사건보다는 다른 선거쟁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변호사측은 특히 "박의원 비자금폭로의 사전각본설을 "2중대론"과
결부시키면 비자금폭로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한다.

지역연고가 없는 점이 약점인 신변호사는 변호사사무실을 이곳으로 이전,
"연고쌓기"에 열중이다.

병원 대학 도서관 유치등을 공약으로 준비하고 있다.

청주고를 나와 일본 청산대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한 자민련의 최씨는
영화배우와 유리공장, 지역신문사 경영등 다양한 경력을 지닌 불교 법사종
법사 출신.국제불교대학원원장이기도 한 최씨는 "충청세와 자민련을
지지하는 보수층 유권자, 현정부에 비판적인 보수안정세력을 파고들면
박의원이나 신씨에 맞설 수 있다"면서 보수층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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