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4당의 "설전"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각당은 이번 총선의 주요이슈로 등장한 "보수론" "3김청산"등을 놓고
연일 "말"공격을 주고받고 있다.

이에 따라 각당은 저마다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는 사안을 피해가기 위한
기발한 "말"개발에 부심하고 있다.

각당이 펼치는 설전은 상대당 흠집내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민회의 김대중총재는 지난 8일 "대통령은 축구로치면 골키퍼다.

그러나 하는 짓을 보면 마치 골키퍼가 센터까지 뛰어가 혼자 다 하려다
오히려 한골 두골 잃는 형국이다"며 김대통령의 독주를 꼬집었다.

김총재는 또 자신의 거듭된 여야영수회담제의에 반응이 없자 "나도 칼국수
를 먹을 줄 안다"고 불평했다.

신한국당의 김윤환대표는 "김종필씨는 한번도 소신있게 정치를 한적도
없다.

박대통령때도 그랬고 민자당대표때도 그랬다"며 김총재를 비난했다.

이회창전총리와 박찬종전의원의 신한국당입당으로 불안을 느낀 야권은
"이회창 박찬종씨는 밖에서 김대통령을 비난할 때 살아있는 새였지
김대통령의 품에 안기는 순간 더 이상 살아있는 새가 아니다(국민회의
김한길대변인)", "바바리코트의 사나이가 갑자기 밍크코트로 바꿔 입고
카멜레온처럼 변신했고 한사람은 대쪽총리가 아닌 갈대총리에 불과하다
(자민련 윤병호부대변인)"고 힐난하기도 했다.

신한국당과 자민련의 "보수"공방도 빼놓을 수 없다.

신한국당 박찬종수도권선대위장은 자민련에 대해 "요즘 보수원조를 자처
하는 사람들은 쓰러져 가는 오두막앞에 보초를 세우는 격"이라고 비하했고
김종필총재는 "신한국당은 총선이후 여소야대로 아무것도 못하는 정당"
이라고 반격했다.

윤병호부대변인도 신한국당 강삼재총장을 겨냥, "마카로니서부극에 나오는
석양의 무법자를 연상케 한다"고 비방했다.

보수논쟁에 끼지 못한 민주당은 "그냥 놔뒀더라면 역사의 저쪽으로
사라졌을 김종필총재를 절묘하게 살려내 보수논쟁에 불이 붙게 한 김영삼
대통령은 확실한 차기 노벨의학상감이다(김홍신대변인)"며 양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기택상임고문도 "보수논쟁에 "원조"자까지 붙여 음식점의 간판논쟁을
방불케 한다"고 통박했다.

이고문은 또 "3김씨는 마른잎으로 떨어지기전 마지막 단풍의 짤막한 빛깔"
이라며 3김청산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병호부대변인은 "3김청산은 참으로 듣기 역겨운 흘러간 노래"
라며 즉각 반격했다.

"2중대론"으로 감정이 상한 민주당의 신한국당에 대한 공격도 볼만하다.

민주당 김홍신대변인은 "김윤환대표가 거물행세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갈
거자에 거물"이라고 꼬집었고 최근 강총장의 시계파문과 관련, ""삼재시계"
를 삼재시계"로 부르기도 했다.

이기택고문은 "농부가 하루 배고프다고 종자까지 먹어치우면 다음해 농사는
뭘로 짓겠느냐"며 지역감정으로 인한 신한국당의 부산 싹쓸이를 경계했다.

이밖에 김대중총재는 중앙당후원회장에서 "선거때면 후보는 사람들이 모두
표로 보이고, 나는 공천자들이 다 금배지로 보인다.

오늘 여러분은 모두 세종대왕(1만원권)으로 보인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또 신한국당의 코미디언 출신 정주일의원은 "4년간 코미디 공부 잘했다"며
정계를 떠났다.

< 이건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