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총무 임춘웅)은 총선을 앞두고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신한국당의 김윤환대표위원을 연사로 초청, 15대총선전망을
비롯한 정국 주요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토론을 벌였다.

관훈클럽은 6일에는 국민회의 김대중총재, 7일에는 민주당 김원기대표
그리고 8일에는 자민련 김종필총재를 잇달아 초청,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대표는 이날 "15대총선과 한국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이번 선거에서 여소야대 상황이 재현되면 국정목표 달성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그간 추진된 개혁도 밑바탕부터 흔들릴 것으로 본다"며 집권여당에
표를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다음은 토론내용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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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이 총선에서 공명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가 과연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공명선거는 총선을 치르는 대전제여서 기조연설내용에 포함하지 않았다.

정부와 신한국당은 공명하게 선거를 치르겠다는 약속을 이미 한바도 있다.

내가 대구에 가서 특정정치인을 비방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 같은데
그런일은 없고 다만 역할론을 주장했을 뿐이다"

-노태우전대통령이 지난92년 대통령선거에 지원한 자금공개문제가 총선
쟁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김대표가 노전대통령을 찾아가 공개하라고 건의할 용의가 있는가.

"나도 노전대통령의 엄청난 부정축재 사실이 속속 드러날때 놀랐다.

축재액이 1,000억원을 넘었다는 얘기를 듣고 분노했으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노전대통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면 밝혀야 한다는 입장
이다.

김영삼대통령에게 돈을 받았는지 물어보았고 당에서도 확인해 봤지만
근거를 찾지 못했다.

때문에 검찰수사나 재판과정에서 노전대통령이 직접 밝혀야 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내가 직접 노전대통령을 찾아가기 보다는 노전대통령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경북고 동문한분이 말씀을 전한적이 있다"

-돈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준사람에게 밝히라는 것이 통용되는 상식인가.

"공감한다.

그러나 받은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얘기하는 것도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

노전대통령이 밝히는게 제일 정확한 일이라고 본다.

김대통령도 야당생활을 오래해 돈을 직접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법정선거비용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있다.

김대표는 법적한도내에서 선거를 치를 것인가.

"법정선거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지만 충분한 돈을 구하기도
어려운 사정이다.

10억원을 쓰면 낙선하고 20억원을 풀면 당선된다는 얘기도 있지만 돈을
갖다 주는 사람이 없다.

솔직히 현재의 법정비용으로 선거를 치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선거후 물가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현금이 많이 풀려 물가상승을 우려하겠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의 경우
선거후 물가상승은 거의 없었다"

-신한국당내에서 언제부터 대권경쟁이 공식화되리라 보는가.

자유경선은 가능하리라 보는가.

대권용의는 있는가.

"지금은 총선을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대권을 염두에 둘때는 아니라고
본다.

총선승리를 위한 당내결속을 생각할때지 당내위상을 생각할때는 아니라고
본다.

대통령의 임기도 남아있고 내 스스로 대권출마를 얘기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총선후 당원의 지지가 있을때 해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총선결과와 결부해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지역할거주의를 비난하면서도 김대표 스스로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닌가.

"대구.경북의 역할론을 주장했을 뿐이다.

지역연고 없이 정치를 할 수 있는가.

지역을 볼모로 하는 것과 지역정서를 쓰다듬는 것과는 다르다고 본다.

지난 30년동안 집권세력으로 있던 대구.경북인사들이 자존심과 긍지를
갖고 새로운 주류세력으로 부상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선심성 경제공약 때문에 국가 주요정책이 표류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선거기간동안에는 경제공약이 득표력을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이미 정부에서 결정된 정책이라면 빨리 시행하라고 하고 있다"

-총선이 끝나면 김대표가 "팽"당할 것이란 얘기가 많다.

"그런 얘기는 지난2년동안 계속 들어왔다.

선거가 끝나면 오히려 새로운 역할을 해야될 입지에 있지 않을까 생각
된다"

-전두환씨 집권말기에 비서실장으로 있었는데 당시 비자금조성에 대해
모르고 있었나.

전씨가 정치인에게 제공한 돈을 받은 적이 있는가.

"나는 돈하고는 관계없다.

정치자금은 경호실장 관할이었다.

그리고 전씨로부터 돈을 받은 적도 없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수도권과 대구.경북지역에서의 승리가 관건인데
이에대한 복안은 있나.

"변화와 개혁을 마무리하는 것이 21세기 국가건설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한다면 상당한 지지를 해줄 것이다.

목표는 지역구 150석이상이다.

최소 지역구 130석은 얻어야 책임정치가 가능하다고 본다"

-많은 중소기업정책을 펴왔는데 현장의 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소기업이 담보로만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혁명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자금을 조성해 신용만으로 자금을 조달해 주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여소야대가 된다면 정계개편이 불가피한데 어느당과 정계개편을
추진할 것인가.

"여소야대가된다면 국민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새로운 정치구상을
하게될 것이다"

-대기업이 집권여당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괘씸죄"를 적용하는가 하면 해외투자에 대해 제동을 걸어 투자의욕을
꺾고 있다.

"대기업이 정부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규제를 풀기위한 특위를 구성, 대기업의 자율적인 투자를 보장할
것이다"

-독도문제에 대해 너무 떠들썩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있다.

특히 대통령이 직설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65년 한일협정당시 영유권문제를 분명히 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독도문제가 영토에 관한 문제인만큼 분명히
입장을 밝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현재 각 정당간에 전투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대통령에게 여야영수회담을 건의할 용의는.

"현재 우리당은 선대위 본부장의 대화를 제의해 놓고 있다.

이것이 이뤄지면 총재께 공명선거를 위한 영야영수회담 개최를 건의할
생각이 있다"

< 김호영.김태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