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
등 각계원로 24명과의 오찬을 가졌다.

이날 오찬은 상당히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김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도 표정은 대부분 밝은 표정이었다고 윤여준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제일먼저 도착한 사람은 조규광전헌법재판소장.

이어 11시40분쯤 유치송전민한당총재가 은백색 아우디 승용차를 직접
몰고 현관 앞에 세운뒤 입장.

김대중위원장은 끝에서 세번째로 11시52분쯤 도착했고 민주당 이기택총재
가 도착한데 이어 맨 마지막으로 이민우전신민당총재가 도착.

김위원장은 초청인사들과 한바퀴 돌며 인사를 나눈뒤 자신의 뒤를 따라
들어온 이기택총재에게 악수를 청했으나 이총재는 마지못한듯 응했고
두사람은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등 어색한 분위기가 역력.

김대통령이 대기실에 들어서자 김위원장은 참석자들 맨 앞쪽에 서서
첫번째로 김대통령과 활짝 웃으며 반갑게 악수.

김대통령이 김위원장에게 손을 내밀며 "오랜만입니다"이라고 하자
김위원장은 "건강하시죠"라고 화답.

김위원장은 김대통령과의 악수가 끝나자 청와대 직원들에게 화장실위치를
물어 화장실에 다녀오기도.

다음은 오찬에서 나눈 대화의 요지.

<> 김대통령 =(식사후)청와대 메뉴중 제일 유명한 칼국수입니다.

<> 강영훈전총리 =먹어보니 소문대로 맛있습니다.

<> 김대통령 =(김대중위원장에게)요새 수고 많이 하시데요.

<> 김위원장 =(목례를 가볍게 함)유엔총회에 가셔야지요? 북한에서는
누가 옵니까?

<> 김대통령 =북한은 누가 온다는 말이 없고 연설신청만 한 상태입니다.
(이기택총재에게)요즘 고생 많이 하데요.

<> 이총재 =야당이란 워낙 그런것 아닙니까?고생에는 이제 이골이
났습니다.

원로지도자들이 활동을 활발히 할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뒷받침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대통령은 이후 30분정도에 걸쳐 광복50주년의 의미와 국정운영방향등에
관해 설명하며 협조를 당부>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