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로 잡혔던 남북한회담결과 발표가 지연되자 북경의 외교가에선 다소
의아해 하면서 쌀문제외의 다른 사안이 논의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기도.

주중한국대사관측은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정부의 공식발표가 곧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본국에 사실 확인을
하느라 분주해 하는등 상황파악에 골몰.

<>.주중한국대사관측은 이날 아침 회담결과를 대표단이 북경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대부분의 보도진들은 우리측대표가 묵고 있는
샹그리라호텔및 북한측대표가 묵고 있는 귀빈루호텔 북경호텔등을 차례로
쫓아다니며 공식 코멘트를 구했으나 뚜렷한 대답을 얻지 못하고 다시
대사관측에 합의사실 여부를 묻기도.

<>.한국대사관측은 국내외 기자들의 빗발치는 문의전화에 아무런 대답을
못하고 본국의 지시만을 기다린채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

황병태대사의 출장으로 조상훈공사가 대사대행을 하고 있는 대사관측은
19일 저녁부터 비상대기상태로 본국의 훈령을 기다리며 협상대표단의
발표장소까지 대사관내에 마련했으나 아무런 연락이 없자 다소 초조해하는
모습.

<>.북한측 대표단 일부는 20일에도 북경주재 한국상사대표들을 만나 "이번
회담의 목적은 한국쌀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이 북한의 일본쌀도입을
방해하는 것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
놓기도.

북한측 실무진들은 일본쌀 30만t을 빠른 시일내에 받기위해 한국측 협상
제의를 받아들였으며 우선 5만t공여원칙에도 응했으나 한국측이 다른 부대
조건을 들고나와 공식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리기도.

북한측대표단은 쌀문제타결후 한국기업들과의 합작프로젝트구상이 있었으나
한국대표단의 시간끌기작전에 말려 기업간 협력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하며
"민간차원의 협력시대도래"를 강조하기도.

<>.북경주재 한구상사들은 이같은 북한측의 태도와 관련, 정부베이스로
5만t을 공여받은후 민간차원에서 계속 쌀도입을 추진한다는 것이 북한의
속셈이라고 분석.

북측 대표단은 쌀외에 원유및 비료지원을 한국기업들에 요청하고 있어
북경지사들은 이같은 북측제의를 본사와 논의하느라 분주한 모습들.

<>.북경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번 쌀회담은 원칙적으로 합의된 사항이나
이를 계기로 남북한대화채널수위조절문제등을 토의하고 있어 발표가 다소
늦어지는 것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분석.

외교소식통들은 "북한대표단중 일부가 북경호텔에서 쉐라톤호텔로 숙소를
옮겨 다른일을 진행중인 것이 확인됐다"며 "이는 실질적인 협상종결을 의미
하는 것"일수 있다고 지적.

< 북경=최필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