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기업이익 감소 신호,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수개월간 각종 통계를 보면 미국 경제가 작년의 강세와 올초 산뜻한 출발 이후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중국산 수입품 관세 부과 위험은 완화됐지만 국제 무역 및 국제 공급망을 둘러싼 지속적인 불확실성은 기업 투자와 산업 활동을 저해하고 있다. 짧은 회복 신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제조업 업황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기업 이익에 대한 전망도 우려를 낳는다. 매출이익 등 기업 이익이 알려졌던 것에 미치지 못한다. 금리가 떨어지긴 했지만 높아진 인건비와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매출이익이 늘어날지는 의문이다. 결과적으로 미미한 이익(혹은 같은 매출 대비 적은 이익)은 기업의 고용 및 투자에 대한 의지를 약화시킨다. 이는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기업들의 실적발표 시즌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국제 산업 활동 둔화는 기업 매출 감소 리스크를 보여준다. S&P500지수와 미국 경제 전반의 이익 간에 괴리가 발생했다. 500대 기업의 주가지수인 S&P500보다 훨씬 많은 기업을 포함하는 기업 국민소득생산계정(NIPA) 이익은 이미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NIPA는 S&P500보다 몇 분기 선행하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괴리가 S&P500 기업의 이익이 떨어질 것이란 경고가 아닌지 우려된다. 경제 전체의 이익과 S&P500 기업의 이익은 장기적으로 수렴한다. 하지만 큰 폭의 괴리 현상은 경기 침체 직전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조심스러운 투자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하반기 또는 3분기)은 기대만큼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S&P500지수가 전년 대비 하락하고 매출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많은 미국 기업은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투자자들은 최근의 장밋빛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매출 보고서를 확인하고 적잖게 놀라고 있다. 입증되지 않은 긍정적인 내용의 분기 보고서는 현 경제의 ‘역류 현상’(기업 이익 감소)을 강조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국제무역 환경도 그렇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정 타결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하지만 부분적인 거래가 성사됐더라도 경제 파급효과를 되돌리기엔 늦은 감이 있다. 기업들은 이미 공급망을 재설정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지속적인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에 회의적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금의 국제무역 및 관세 관련 분쟁을 더 악화시킬 심각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다음 몇 분기 동안 하락하더라도 기업의 매출이익은 평균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다. 더 낮은 비용으로 기업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금융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BBB’나 그 이상 신용등급의 기업은 연 3% 수준에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채권 투자자들은 그러나 투기등급 채권을 피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성장세가 미미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시장점유율을 두고 경쟁하기 때문에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갈리게 된다. 스프레드(채권 발행금리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주가 수준은 아직 매력적이지만 여전히 조심스럽다.

최근 수주 동안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가파른 하락을 예고하고 있지만 주가는 오르고 있다. 이런 괴리현상은 위험 신호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여러 자산에 걸쳐 수익을 얻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방어적 투자로 포트폴리오의 위험성을 줄여야 할 때다.